24조달러 잠재적 가치…K-산업, '오션' 미래 먹거리 발굴

바다의 가치 증대…전세계 무역 80%, 탄소중립 달성 열쇠 한화 김동관·HD현대 정기선, ‘오션 사업’ 미래 비전 챙겨 삼성重·SK E&S·두산에너빌리티도 바다 활용 사업 육성

2025-01-30     이상래 기자
김동관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바다(오션)'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천문학적 잠재 가치를 지닌 바다는 최근 글로벌 지정학 갈등으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바다를 활용한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바다는 지구의 70%를 차지한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는 바다의 모든 잠재적 자원을 자산가치로 환산하면 24조달러(3경1538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바다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도 ‘글로벌 무역로’ 바다의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해양 운송은 금액 기준 글로벌 무역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사실상 봉쇄된 홍해, 미국-이란의 긴장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호르무즈 해협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는 이유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핵심도 결국 대만해협에 대한 지배력 싸움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산업계에서 바다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한화그룹과 HD현대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회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바꿨고, HD현대는 그룹 차원의 해양 사업 비전을 ‘오션 트렌스포메이션’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한화·HD현대 모두 오너 3세가 직접 나설 정도로 바다에 관심이 높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올해 다보스포럼(WEF)에서 한화의 해양 탈탄소 비전을 직접 발표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가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은 글로벌 탈탄소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직접 제조한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의 안정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실증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수요를 견인하겠다는 포부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도 HD현대 바다의 청사진 오션 트렌스포메이션을 직접 발표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CES2023)에서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 변화 등 인류에게 닥친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다가 품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오션 모빌리티, 오션 와이즈, 오션 라이프, 오션 에너지 등 4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플랜트 전문가’ 최성안 부회장을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해양플랜트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2조101억원 규모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1기를 수주했다. SK그룹에서는 SK E&S가 호주 바로사 가스전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바로사 가스전 개발 사업은 총액 53억호주달러(4조6000억원)에 달한다. 바로사 해상 가스전과 호주 대륙을 잇는 가스관 공사다. 두산그룹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해상풍력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무탄소 에너지 개발사업 전문 자회사 ‘두산지오솔루션’을 설립해 해상풍력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8MW 해상풍력발전시스템이 산업통상자원부·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인증하는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