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정부서 민생·전쟁·저출생·민주주의 4대 위기 처해"

신년 기자회견서 '尹 독단·무능' 맹비판 저출생 위기에 '출산기본소득' 제시

2024-01-31     문장원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대한민국이 '민생, 전쟁, 저출생, 민주주의'라는 4대 위기에 처했다"며 '출생기본소득'과 '남북 핫라인 복원'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정권심판' 여론 분위기를 굳히고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낸다는 의도다. 이 대표는 4월 총선을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연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권의 독단과 무능으로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며 "세계의 주목을 받던 대한민국 경제가 추락 중이고, 때아닌 전쟁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인구 감소로 국가 존속을 걱정해야 하고, 아시아 제일로 평가받던 민주주의는 파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민생과 남북 관계, 저출생, 민주주의 '4대 위기론'을 제시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맹폭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임기 초부터 초부자 감세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며 있지도 않은 이른바 '낙수효과'를 내세웠다"며 "성장은커녕 막대한 세수 결손만 초래하고, 재정 부족에 따른 서민 지원 예산 삭감, 연구개발(R&D) 예산 대규모 삭감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은 고사 직전이고, 경제는 심각한 침체"라며 "먹고 사는 문제를 등한시한 윤석열 정권 2년의 적나라한 현실"이라고 비난했다.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취임 시 밝힌 '담대한 구상'은 결국 온 국민의 머리 위에 놓인 '거대한 시한폭탄'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전쟁 위험은 1000만분의 1이라도 높여서는 안 된다. 만에 하나 '북풍 사건', '총풍 사건'처럼 정략적 이익을 위해 국민 생명을 담보로 전쟁 게임을 시도하는 것이라면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2년간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무시한 채, 정적 죽이기에만 올인했다"며 "국민통합에 앞장서야 할 대통령이 국민을 편 가르고 시대착오적인 '이념전쟁'을 벌인 결과, 우리 사회는 더 극심하게 양극단으로 분열되고 있다"며 민주주의 위기의 원인으로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은 이권 카르텔로 매도되고,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세력으로 낙인찍혔다"며 "권력남용으로 법치주의와 삼권분립, 언론자유와 시민참여 같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던 기본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윤석열 정부가 불러온 국정 위기를 극복해 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민생문제 해결책으로 첨단 미래산업과 기초과학 집중 투자,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벤처투자 모태펀드 확대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또 무너진 남북 관계 회복을 위해 '전쟁 방지 평화의 핫라인'과 노태우 정부의 '북방외교' 복원을 강조했다.

특히 저출생 대책으로는 '출생기본소득'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보편적 출생지원 원칙에 기초해 '분할목돈지원 방식'을 포함하는 출생기본소득을 제안한다"며 "이미 시행 중인 아동수당이 그 맹아로 먼저 자리 잡고 있다. 필요하다면 대학 등록금을 포함한 교육비 일체에 대해 과하다 싶을 정도의 보편지원책까지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정치권과 산업계, 학계 등이 모두 참여하는 '범국민 저출생 대화 기구’ 설치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이 잃어버린 비전을 되찾는 날'이자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라며 "국민이 이뤄온 민생과 민주주의, 평화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다시 만드는 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선거제 개편 입장'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어쩌면 이해관계도 좀 얽혀 있을 수 있는 일이어서 신중하게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길지 않은 시간 안에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고 대화할 시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공천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간 갈등에 대해선 "역대 어떤 선거 공천 과정과 비교하더라도 갈등 정도나 분열 정도는 크지 않은 것 같다"며 "갈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결국 이 과정도 경쟁이다.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춰서 공천관리위원회가 당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