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빈살만·모디·조코위 잡아라…‘세일즈’ 나선 재계 총수들

정부 주도 인프라 사업 수주, 실권자 영향력 절대적 사우디 빈살만 회동에 이재용·최태원·정의선 등 총출동 인니 조코위와 여러번 회동한 정의선, 인도 모디와도 인연

2025-01-31     김명현 기자
이재용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재계 총수들이 글로벌 인프라 사업을 위해 해외 유력 인사와 회동하는 등 '현장 세일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 주도의 인프라 사업 수주엔 실권자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총수의 세일즈 행보가 그룹 비즈니스 확대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인맥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을 확대하는 건 그룹 총수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평했다. 총수가 사법 문제 등으로 해외 출장을 가지 못할 경우 보이지 않는 사업 손실이 크다고 진단하면서다. 오 소장은 이어 "총수가 직접 나서 세일즈 하는 건 매우 필요한 부분이고 사업을 성공시키게 되면 자연스럽게 총수의 경영 능력으로 인정받게 된다"며 "총수의 항공 마일리지가 쌓일수록 사업 기회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총수들이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환담에 적극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2022년 11월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당시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포함한 국내 총수들이 총출동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에서도 이 회장과 정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3명이 오찬에 참석하며 이례적인 풍광을 연출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재계의 관심을 빨아들이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 사업이다. 이 프로젝는 사업비가 무려 670조원에 달한다. 네옴시티에 필요한 건설, 친환경 모빌리티·에너지, 디지털 서비스 기반 인프라 등은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돋보이는 분야로 꼽힌다. 정의선 회장이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점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이들의 첫 만남은 수석부회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며, 지금까지 알려진 회동만 총 6번이다. 인도네시아는 대표적인 신흥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아세안 진출 교두보로 낙점되며 그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친환경차 공장은 물론 충전 등 관련 인프라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온 삼성·현대차는 올해 3선에 도전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간 인연도 깊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부터 모디 총리와 여러 번 환담하며 현지 경쟁력 강화를 꾀했다. 최근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올라선 인도는 세계 경제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