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윤관석 의원, 1심서 징역 2년 선고

돈봉투 의혹 관련 기소 첫 법원 판단

2024-01-31     이소현 기자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사건 중 첫 법원 판단이다.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됨에 따라 송영길 전 대표 등 관련 인사들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판사 김정곤·김미경·허경무)는 31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 의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구속기소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겐 총 1년 8개월의 징역형과 벌금 600만원, 추징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강씨는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이날 실형선고로 재구속됐다.

재판부는 "윤 의원과 강씨는 당 대표 경선에서 국회의원,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에게 금품을 제공해 전국 대의원을 포섭하고자 했다"며 "경선에 참여한 당원과 국민의 의사가 왜곡돼 선거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고인들의 주장처럼 경선 선거캠프 내 활동가들에게 실비 변상적 성격의 금품을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해도 범행을 정당화할 사유가 될 수 없다"며 "그릇된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구태를 막기 위해 범행을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에 대해선 "3선의 중진으로 송 전 대표 지지 모임 좌장을 맡는 등 당내 영향력 있는 이로서 누구보다도 선거에서 헌법적 가치를 수호할 책임이 있는데도 책무를 저버리고 범행을 주도했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의원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경선캠프 관계자들로부터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캠프 핵심 관계자였던 강씨는 윤 의원의 금품 제공 지시·권유·요구를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박용수 씨에게 전달했고, 이에 따라 박씨는 2021년 4월 27∼28일 두 차례에 걸쳐 300만원씩 들어있는 봉투 20개를 윤 의원에게 제공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윤 의원이 마련된 돈봉투 20개를 4월 28∼29일 이틀간 민주당 의원들에게 살포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검찰은 윤 의원을 기소하면서 국회의원들에 대한 돈봉투 살포 혐의는 공소사실에서 제외했다. 검찰은 지난 4일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 전 대표를 구속기소한 이후 돈봉투 수수 의심 의원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송 전 대표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월 2일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