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이동통신사는 '스테이지엑스'…5G 28㎓ 4301억원에 낙찰
밀봉입찰서 승자 가려져…마이모바일 제치고 새 주인 낙점 3년간 6000여곳에 망 구축…"국가 차원 5G 기술 선도할 것" 시장 예상치 4배 웃도는 할당대가에 '승자의 저주' 현실화 우려 사업 전략 관건…과기정통부 "통신시장 조기 안착 지원할 것"
2025-01-31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건 치열한 접전 끝에 스테이지엑스가 제4이동통신사로 선정됐다. 약 14년에 걸친 '7전 8기' 끝에 제4이통이 탄생한 것인데, 통신시장 과점 구조를 깨뜨릴 '메기'로 작용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입찰 과정에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주파수 할당 대가를 부담하게 됨에 따라 재무건전성 문제를 해소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서울 송파구 IT벤처타워에서 진행된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 경매 결과 스테이지엑스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밀봉입찰에서 4301억원을 적어내 경쟁 후보였던 마이모바일을 제치고 주파수를 손에 넣었다. 당초 시장 예상치였던 1000억원대의 4배 이상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두 후보 업체 간 경쟁은 ‘출혈’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치열했다. 최저입찰가 742억원에서 시작한 두 후보의 접전은 1단계 다중라운드오름입찰 최대 라운드인 50라운드까지 결판이 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오후 7시쯤 입찰가를 공개하지 않는 2단계 밀봉입찰을 진행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분리된 알뜰폰(MVNO) 업체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 8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국내 통신시장 경쟁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를 수립, 국가 차원 5G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실증기간 동안 해당 주파수 대역의 혁신 서비스 모델 발굴과 상용화를 통해 성공사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 조건에 따라 향후 3년 동안 전국 기준으로 기지국을 포함, 총 6000대의 28㎓ 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회사는 향후 3년간 총 90개의 핫스팟에 6000여개 이상의 무선기지국을 구축, 기업간거래(B2B)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대상으로 ‘Real 5G 혁신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28㎓의 특성을 고려해 대학교,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 유형별 선도기업 단체와의 구축을 우선으로 하며, 충분한 실증 후 확산하는 형태로 진행할 방침이다. 통신 사업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자체 코어망도 이미 확보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클라우드와 클라우드 코어망을 구축 중이며, 올해 상반기 중 자체 요금 결제망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스테이지엑스의 통신시장 안착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는 평가다. 경매 과정에서 할당 대가가 지나치게 높아진 데다가 초기 투자 부담까지 고려하면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업계에서는 인프라 구축 비용에만 300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회절성이 짧은 28㎓ 주파수의 특성상 B2B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사업 구상의 실효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할당 대상이 결정됨에 따라 주파수 할당 통지에 필요한 서류 등을 안내하고, 할당 대상 법인이 빠른 시일 내에 이를 준비해 주파수 할당 통지 및 기간통신사업 등록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28㎓ 대역 할당 대상 법인 선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신규사업자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