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쿠팡 독주 위협” 이커머스 업계, 중국발 격변 예고

온라인 성장 둔화 속 국·내외 업체간 경쟁 격화 전망 中 플랫폼 초저가 공세에…韓, 명품 강화 등 차별화

2024-02-01     민경식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초저가로 무장한 중국 플랫폼의 공격적인 사세 확장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 판도가 뒤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이 성장 둔화기에 접어든 만큼, 불안정한 수요를 두고 국내·외 업체간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일 통계청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7년(94조원), 2018년(113조), 2019년(137조), 2020년(158조), 2021년(190조), 2022년(210조) 등으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11월 관련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신장한 207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온라인 거래액 오름세에도 성장률은 점차 줄고 있다.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성장률은 2021년 20%대에서 2022년 10%대로 반토막 난 뒤 지난해 3분기에는 한 자릿수까지 뚝 떨어졌다. 이른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실제가 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물가·고금리 기조로 소비·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내수 시장 회복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직구 플랫폼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라 가성비 쇼핑을 지향하는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박리다매 전략을 취하는 중국 플랫폼의 영향력이 지속 커지는 모양새다. 알리바바그룹의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현지 제품을 직매입해 한국 시장에 들여오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 모습이다. 여기에 월드스타 배우 마동석을 내세워 인지도를 높이는가 하면, 각종 프로모션 혜택으로 신규·충성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 할인 쇼핑앱 쉬인, 테무 또한 점유율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업체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극단적인 소비 양극화 추세에 맞춰 초저가 전문관이나 할인 프로모션을 마련해 맞불을 놓는 한편, 명품 서비스를 강화해 차별화를 달리하고 있다. 티몬은 이달 중순부터 가성비 패션 상품을 망라한 상시 기획관 ‘59샵’을 운영하고 있다. 590원, 5900원 등 초저가 패션 아이템은 물론 50% 이상 할인하는 의류·잡화류 등 160여개 특가딜을 선보인다. 11번가는 지난해 10월부터 가성비 아이템 전문관 ‘9900원샵’을 운영 중이다. 또한, 명품 지난해 3월 오픈한 ‘우아럭스’는 1500여개 달하는 브랜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트렌비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중고 명품 약 5000여개 상품까지 더했다. 쿠팡은 65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명품플랫폼 파페치를 손에 넣으면서 그간 신선식품이나 공산품 등에 비해 취약점으로 평가된 패션과 명품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SSG닷컴은 2022년 오픈한 명품 전문관 ‘SSG럭셔리’를 버티컬 플랫폼으로 개편했다. 이달 초 여성 럭셔리 플랫폼인 네타포르테를 구축하고 육스 네타포르테 그룹 계열 두번째 공식 브랜드관도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온라인 시장에서 중국 플랫폼의 약진이 이어지는 흐름에서 국내 업체는 가성비 행사나 전문관으로 대응하는 한편, 고마진 상품군인 명품 등을 키워 경쟁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라며 “또한, 이커머스 성장 정체라는 이중고를 마주하면서 업체 끼리 점유율 선점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