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대 정원 확대 밀어붙이나 "개혁 골든타임…의료인력 확충 필수"
의료 개혁 민생토론회…'4대 정책 패키지' 강조 "일부 저항으로 후퇴하면 국가 역할 저버리는 것"
2025-02-01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지금이 의료 개혁을 추진해 나갈 골든타임"이라며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의료 개혁을 일부의 반대와 저항으로 후퇴한다면 국가의 본질적인 역할을 저버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의 강한 반대에도 의대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 개혁'이라는 주제로 열린 여덟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오직 국민과 미래를 바라보며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과 같은 말이 유행하는 나라는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없다. 또 지방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면 선진국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 역량과 건강보험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의료시스템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이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정부가 발표한 '4대 정책 패키지'에 대해선 "무너져가는 의료체계를 바로 세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겠다는 약속의 일환임과 아울러 한국 의료산업을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4대 정책 패키지는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 체계 공정성 제고' 등이 포함된 것으로 이 가운데 의료인력 확충은 의대 정원 확대가 핵심이다. 윤 대통령은 "고령 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보건 산업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또 지역의료, 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도 의료인력의 확충이 필수적"이라며 "아무리 좋은 인프라를 구축해도 이것을 실행할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양질의 의학 교육과 수련 환경을 마련해서 의료인력 확충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현재 2025학년도 전체 의대 정원을 1000~2000명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대통령실은 2000명 이상 대폭 증원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인의 의료 사고와 관련한 사법 리스크 완화와 공정한 보상 체계 도입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인에 대한 고소·고발은 많지만 실제로 의사가 고의나 중과실로 판명되는 경우는 매우 적다"며 "의사는 경찰 조사로 어려움을 겪고 정작 피해자는 제대로 보상도 못 받는 이런 모순된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제도를 전면 개편해서 의사는 소신껏 진료하고 피해자는 두텁게 보상받도록 제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위험 진료를 하는 의료진, 상시 대기해야 하는 필수 의료진들이 자신의 노력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며 "건강보험 적립금을 활용해서 필수 의료에 10조 원 이상 투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수도권과 지역의 의료 수준 격차 문제에 대해서는 "지역의료를 살리는 것은 교육과 함께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이라며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고 지역의료를 근본적으로 살리기 위해 지역인재전형 확대, 지역정책수가, 지역의료 네트워크 구축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관련 과제를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과제는 속도감 있게 해결하고 숙고와 논의가 필요한 과제는 대통령직속특위를 설치해서 하나하나 대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