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번엔 의원 세비 '삭감' 제안…"국민 중위소득 정도로 받자"
올해 중위소득 4인가구 기준 월 573만원 '정치 혐오' 정서 기댄 포퓰리즘 비판도
2025-02-01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회의원이 국민 중위소득에 해당하는 정도의 액수를 세비로 받는 것이 어떤가"라고 말했다. 개인 의견을 전제로 했지만 '국회의원 50명 감축' 제안과 같이 이른바 '정치 혐오'에 기대 정치개혁의 본질을 호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고, 단순한 고위공직자가 아니다"라며 "국민을 대표하는 직역이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국민 중위소득에 해당하는 정도의 액수를 세비로 받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다"고 말했다. 올해 국회의원 한 달 세비는 지난해보다 1.7% 오른 1억5700만원이다. 올해 기준 중위소득은 1인 가구 223만원, 2인 가구 368만원, 3인가구 471만원, 4인 가구 573만원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당내에서도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문제는 아니다. 한 번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제언드리는 것"이라며 "국민을 대표하시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 정도 액수를 받는 것에 대한 상징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제 개인 생각이지만 여야의 진영을 넘어 국민 눈높이를 감안해 진지하게 논의하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는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재판 기간 국회의원 세비 반납, 당 귀책으로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 후보 불공천 등을 제시했다. 다만 한 비대위원장의 연이은 '정치 개혁' 공약이 국민 일각의 '정치 혐오' 정서에 기댄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인 대안 없이 일방적으로 제안하고 야권에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당 비대위회의에서 "민주당은 정치개혁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포퓰리즘이라고 이야기한다"며 "이게 포퓰리즘이라면 우리는 기꺼이 포퓰리스트가 되겠다"고 말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 비대위원장의 '중위소득 세비 제안'에 대해 "제안만 하지 말고 구체적 안을 제시해야 여야가 합의할 수 있다"며 "자꾸 뭘 던지는 걸 좋아하시던데 본인은 막 던지는 것 없는지 한번 돌아보길 바란다. 이제 한동훈도 여의도화 된 거냐"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