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값도 없어” 연체율 8년 만에 최고
지난해 11월 말 3%대 진입… 연체액 규모도 증가세
2025-02-01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등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8년 만에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3.0%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으로, 3%를 넘은 것은 8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수치는 전체 은행에서 발급한 신용카드 대출 중 상환일보다 하루라도 원금 상환이 늦어진 대출액의 비중을 의미한다. 지난해 8월 2.9%로 2015년 8월 3.1%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카드사들의 신용카드 연체액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연체액은 약 2조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1조3398억원 대비 53.1% 증가한 수치로, 이 중 3~6개월 연체한 금액(8056억원)은 전년(5071억원) 대비 58% 급증했다. 또한 국내 8개 카드사 체제가 만들어진 지난 2014년 이후 1개월 이상 연체액으로는 최대규모다. 이같은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연체액의 급증은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지난해 1월 이후 3.50%를 유지 중이고 이에 신용카드 대출 금리는 현재 15%를 웃도는 수준이다. 신용카드 대출의 경우 비교적 소액으로 빌릴 수 있어 주로 급전이 필요한 취약차주(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자인 사람)나 젊은층에서 많이 이용한다. 이에 신용카드 대출 연체는 주로 젊은층과 저소득층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에는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빚을 지고 있는 다중채무자인 동시에 저신용 또는 저소득인 취약차주도 많은 만큼 부실 확산 가능성이 큰 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취약차주는 38만9000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대출잔액은 116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취약차주수가 전체 차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5%로 1분기 6.3% 보다 증가했다. 그간 카드사들은 연체율 상승세를 막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건전성 관리가 더 어려워지고 이는 고객피해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