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EU 승인 임박...美만 남았다

EU,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최종 승인 임박 변수는 美...강경한 입장 내비칠 것으로 관측

2025-02-04     박지성 기자
대한항공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철옹성'으로 불리던 유럽연합(EU)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최종 승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출범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다만, 아직 미국 경쟁 당국의 승인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마지막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 주목되고 있다.

4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쟁 당국이 최근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을 최종 승인하면서 EU와 미국의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EU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사실상 남은 숙제는 미국이다. EU는 이달 14일께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승인 여부를 발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2020년 11월 산업은행의 통합 추진 발표로 대한항공-아시아나의 합병이 본격화됐다. 이후 대한항공은 지난해 초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중 EU와 미국을 제외한 12개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내면서 순조로운 합병 절차를 밟아왔다.  그러나 EU가 지난해 5월 합병 시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표하며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이에 대한항공은 EU 심사 문턱을 넘기 위해 아시아나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화물사업 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이 가결됐고 대한항공은 지난달 초 집행위에 화물사업 매각을 골자로 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더불어 유럽 4개 도시 노선(바르셀로나·로마·파리·프랑크푸르트)의 운수권 및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일부 이전 등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할 시정조치안을 제출한 바 있다. EU는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조치안을 토대로 합병을 승인할 것이라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은 사실상 미국 심사만 남겨둔 셈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EU 못지않게 강경한 입장을 내비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뉴욕과 로스엔젤레스(LA), 시애틀, 호놀룰루, 샌프란시스코 등 5개 노선에 대한 독과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DOJ)에 합병 승인을 요청하기 위해 대체 항공사로 에어프레미아를 내세울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미국 법원은 저비용항공사(LCC) 제트블루가 스피릿항공을 인수·합병하는 것에 대해 고객들에게 피해를 줄 수있다고 판단해 합병을 불허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과 미국 노선을 공동 운항 중인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노선 경쟁력 약화 등을 이유로 양사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대한항공 측은 "성공적인 합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미국 당국과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받아낼 것"이라며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일본 경쟁 당국이 기업결합을 승인함에 따라 남아 있는 미국과 EU의 승인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