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의무휴업 폐지 ‘김칫국’ 금물…대형마트, 新시장 개척 박차

국내 내수시장 한계…동남아 진출 박차 대형마트 해외서 성장 한계 정면 돌파

2025-02-04     강소슬 기자
대형마트업계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대형마트 업계 숙원이던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가 폐지되고, 영업제한시간의 온라인 배송(새벽배송)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대형마트 업계는 악화된 내수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시장 영토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생활규제 개혁’을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공휴일 지정 원칙 폐지와 영업제한시간의 새벽배송 불가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의 주말 휴무로 평일 장보기가 어려운 가구가 지속 발생, 국민 불편이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대형마트 의무 휴일 도입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대표적인 규제로 불려왔다. 2012년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에 따르면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은 ‘월 2회 의무휴업’,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이란 규제를 받아 왔다. 그중 월 2회 의무휴업은 공휴일 휴무를 원칙으로 했다. 대형마트 영업 제한 시간엔 온라인 배송 등이 불가능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고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유통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규제는 수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전통시장에는 수혜가 돌아가지 않았음이 검증됐다. 정부의 발표 이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아 곧바로 대형마트 업계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의무휴업 폐지는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야 합의와 국회 통과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제 주체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힐 수 있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 업계는 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며 성장 돌파구를 찾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3개월간 진행된 인도네시아 간다리아점의 재단장을 완료하고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새롭게 오픈했다. 인도네시아 간다리아점은 현지 쇼핑 문화를 접목한 인도네시아 롯데마트의 미래형 매장으로, 식료품 매장 면적을 기존 대비 20% 확대하는 등 차별화를 뒀다. 롯데마트는 국내에서 그로서리 중심의 리뉴얼 전략 브랜드인 ‘제타플렉스’ 등 성공 모델을 해외사업의 핵심 거점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에 이식해 인도네시아 리테일 시장의 새 기준을 제시하면서 롯데마트만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롯데마트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쇼핑군 계열사가 총집합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 16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오픈 122일 만인 지난달 21일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누적 방문객 수는 하노이 전체 인구(약 840만 명)의 절반 이상인 500만명을 넘어섰다.  이마트는 베트남, 몽골, 필리핀 시장에 진출해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 3호점 호치민 판후익점을 오픈했다. 해당 점포는 현지 이마트 중 최대인 6930㎡(2100평) 규모로 지어졌다. 같은 호치민에 있는 1호점(고밥점)은 5950㎡(1800평), 2호점(살라점)은 3966㎡(1200평) 규모다. 판후익점은 첫 달 계획 대비 110%의 매출을 달성했다. 결제 고객 기준 일평균 방문자는 1만 3500명 이상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는 3호점의 이 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1호점을 제치고 현지 매출 1위 대형마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계가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국내 시장보다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당장 규제가 풀리더라도 내수시장 한계에 직면한 상황인 만큼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해외로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