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알리·테무 국내 공습에…이커머스, ‘해외 직구·역직구’ 승부수

중국 플랫폼 대응, 온라인 성장 정체, 소비 위축 등 돌파 차원 지난해 4분기 기준, 직구·역직구액 모두 증가…성장성 유효

2025-02-04     민경식 기자
사진=쿠팡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직구·역직구 시장 강화에 나섰다. 이는 저단가 상품을 앞세운 알리·테무 등 중국 플랫폼의 공습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시장 성장세 정체, 소비 심리 위축 등 쌓여있는 변수를 뛰어넘기 위한 셈법으로도 보여진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8.3% 성장한 227조3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증가폭은 2021년(20.2%), 2022년(10.3%)과 비교해 둔화세를 보였다.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직구액)은 전년 대비 26.9% 오른 6조7567억원이다. 특히, 해외 직구는 가성비 상품을 강조한 중국이 성장가도를 구가하며 미국을 추월하고 첫 1위에 올랐다. 중국은 3조2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2% 치솟았다. 전체 직구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만큼, 중국 기업의 위세가 커진 것이다. 그간 1위를 수성해온 미국은 전년 보다 7.3% 감소한 1조8574억원으로 파악됐다. 일본은 엔저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11% 신장한 4742억원을 보였다. 국내 업체가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품을 선보이는 이른바 ‘역직구’(전자상거래 수출) 판매액은 지난해 1조656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보면, 역직구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6% 성장한 4680억원을 기록했다. 동기간 직구액 또한 46.1% 늘어난 1조9639억원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직구와 역직구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업체도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판단하는 모양새다. 쿠팡은 2017년 미국에서 로켓직구 서비스를 시작한 뒤 중국, 홍콩 등까지 권역을 넓혔다. 특히, 2022년 10월부터 회사의 성공 방정식인 로켓배송·직구 시스템을 대만 시장에 이식해 역직구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대만 현지에 두번째 풀필먼트센터를 개장한 데 이어 오는 상반기 추가 물류망 설치를 앞두고 있다. 컬리도 싱가포르에 이어 홍콩을 겨냥해 역직구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22년 8월 싱가포르 온라인 식료품 쇼핑몰 ‘레드마트’에 브랜드관을 마련했다. 지난해초 홍콩 플랫폼 ‘홍콩티비몰’에 입점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제품의 시장성을 검증한 싱가포르와 홍콩 채널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며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국가 진출에 대한 확장 또한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일본, 미국, 태국 등 13개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스토어를 운영하고, 해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1번가는 2021년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마련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활용해 직구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역직구 서비스 준비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은 해외 플랫폼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직구 차별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달 네타포르테, 미스터포터 등 럭셔리 플랫폼의 해외 직구 공식 브랜드관을 구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이 한국 온라인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추세인 만큼, 국내에서 해외직구 시장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졌으나, 고물가 시기 저렴한 상품 또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상품을 장만하려는 소비자 니즈도 커졌다는 점에서 직구 서비스를 지속 강화하는 기업이 많은 거 같다”며 “반대로 물류 등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역직구를 통해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