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패션, 유럽 공략 시동… “불모지라도 포기 못해”
내수 시장 악화…유럽 공략 통해 활로 모색 한류 문화 전세계적 확산…K-패션 관심 커져
2025-02-04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패션업체가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소비·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유럽으로 영토를 넓혀 또다른 모멘텀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시장은 세계 패션 중심지인 동시에 국내 기업에게 불모지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드라마, 영화, 음악, 음식 등 한류 문화가 유럽에 확산하며 국내 패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진입 장벽이 점점 허물어지는 추세에 따라 국내 패션기업의 유럽 진출 사례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남성복 브랜드 맨온더분을 앞세워 프랑스 패션 시장 진출에 나섰다. 맨온더분은 회사가 2016년 만든 남성복 편집숍 브랜드로 비즈니스 캐주얼, 컨템포러리 라인 등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 맨온더분은 파리 패션위크 기간에 맞춰 지난달 24일까지 프랑스 마레지구 소재 ‘로메오 쇼룸’에서 쇼룸을 운영했다. 쇼룸 운영을 기점으로 해외 유통망을 점차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는 파리 프랭땅 등 세계 유명 백화점에 진출해 대대적인 해외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파리 패션위크에서 올 가을·겨울 시즌 컬렉션 ‘나이트 디브즈’를 선보였다. 오는 6월에는 프랑스 마레 지구에서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장할 예정이다. 특히, 해당 스토어에선 내년 봄·여름 시즌 새롭게 론칭하는 여성 컬렉션을 최초 공개한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은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시스템옴므’를 내걸고 지난달 18일 파리 패션위크에 참여했다. 오는 상반기 파리에 시스템·시스템 옴므 온라인 자사몰을 연다는 목표도 세웠다. 앞서 프랑스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독일 베를린 카데베 백화점, 글로벌 패션 온라인몰 쎈스 등과 홀세일 계약을 매듭짓기도 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글로벌 브랜드 준지는 지난달 19일 프랑스 파리 그르넬 29번가에 자리한 차고 건물에서 올 가을·겨울 시즌 컬렉션을 선보였다. 정욱준 준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가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 후, 처음 진행되는 컬렉션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끌었다. 준지는 이번 컬렉션의 테마를 ‘익센트릭’으로 정하고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감성을 심미적 측면에서 새로 해석했다. LF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는 이탈리아 백화점 리나센테, 스위스 백화점 본제리그리더 등에 입점하는 한편, 블랙핑크 지수를 공식 앰버서더로 임명하는 등 해외 영향력을 끌어올리려는 모습이다. 던스트는 2019년 LF의 사내벤처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브랜드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 문화가 글로벌에 전파되자 국내 패션 브랜드가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환경과 조건은 이전보다 개선된 거 같기도 하다”라며 “내수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만큼, 이를 넘기 위한 타개책으로 유럽을 비롯한 차세대 먹거리 시장 개척은 K-패션 브랜드 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