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후임 대법관에 엄상필‧신숙희 임명제청
엄상필, 정경심 재판장 맡아…신숙희, 젠더법 전문가
2024-02-02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은 안철상·민유숙 전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엄상필(55·사법연수원 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신숙희(54·25기)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고법판사)을 2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
윤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인사청문회 등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대법원은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하면서 법과 원칙에 충실한 재판으로 공정하고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충실히 보장할 수 있는 법률 지식과 판단 능력 등을 두루 겸비한 두 사람을 각 임명제청했다”고 밝혔다. 엄상필 부장판사는 진주동명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고 1997년 서울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쳤고 부산고법 창원재판부·수원고법·서울고법 등에서 재판했다. 엄 부장판사는 2021년 8월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 항소심 재판장을 맡아 1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각종 정치공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파기환송심에서는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신숙희 상임위원은 창문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1996년 서울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고법·부산고법 등을 거쳐 작년 2월 여성 최초로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임명될 정도로 실력 있는 법관으로 평가받는다. 신 상임위원은 젠더법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2020년∼2021년 법원 내 젠더법 연구회 회장을 맡았고 한국젠더법학회 부회장도 지냈다. 배우자는 유엔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전범재판소(ECCC) 재판관을 지낸 백강진 서울고법 부장판사다. 신 상임위원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대법관이 되면 박정화·민유숙 전 대법관 퇴임 후 2명으로 줄었던 여성 대법관은 다시 3명으로 늘어난다. 대법관 임명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열어 후보자들의 적격성을 심사하고 임명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한다.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해 그 중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임명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통령이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한다. 이 절차는 통상 1개월가량 소요되지만 여야 의견이 갈려 국회 본회의 상정이 늦춰지면 더 지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