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비교플랫폼 출시 초부터 소비자 외면

출시 2주 지났는데…자동차보험 계약 2000여건 그쳐 수수료 탓 플랫폼 가입이 더 비싸...속 타는 금융당국

2025-02-04     이광표 기자
자동차보험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보험비교플랫폼)가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당초 취지도 무색해지고 있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달 19일부터 31일까지 약 2주간 보험비교플랫폼으로 개인용 자동차보험을 계약한 건수는 2000여 건에 머물렀다. 서비스 시작 후 일주일간(지난달 19일~25일) 계약 건수가 950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비대면채널(CM)을 통한 자동차보험 갱신은 주 평균 14만 건 수준이다. 보험비교플랫폼은 소비자가 여러 보험사 상품을 네이버, 카카오톡,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한눈에 비교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는 토스, 뱅크샐러드,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해빗팩토리, 쿠콘, 핀크 7개 플랫폼사와 10개 손해보험사가 참여했다.  금융당국은 당초 보험비교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이 ‘더 적합한 상품’에 ‘더 낮은 가격’으로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보험상품은 일상생활과 밀접하지만 정보 비대칭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당국은 지난해 7월 11개 핀테크사를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하고, 서비스 출시를 위해 보험업계·핀테크업계와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오랜 기간 사전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소비자 호응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비싼 보험료가 꼽힌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설계사, CM, 텔레마케팅(TM) 3개 요율 체제로 운영한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대형보험사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는 플랫폼에 별도 수수료를 반영하는 ‘4요율’을 적용했다. 이들 손보사가 책정한 수수료는 3%다. 같은 보험 상품이면 보험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상품이 보험사 자체 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상품보다 비싸다는 뜻이다. 초반의 저조한 반응 때문에 자동차보험과 용종보험을 시작으로, 실손보험·여행자보험·펫보험 등 다양한 상품도 플랫폼에 출시한다는 금융당국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사들은 플랫폼에 내는 중개수수료 때문에 높은 보험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핀테크 업계와 금융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이 낮은 점이 흥행 부진의 큰 이유 아니겠나”라며 “금융위가 대형 손보사들과 4요율 문제를 놓고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