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휴업 사라진 대형마트, 몸집 키우는 온라인 쇼핑몰…소상공인 대책은

대형마트 영업규제 완화로 공휴일 의무휴업 사라져 쇼핑 트렌드 변화로 온라인 거래액 ‘사상 최대치’

2025-02-04     김혜나 기자
서울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로 전통시장을 비롯한 소상공인의 고민이 깊어졌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온라인쇼핑 역시 소상공인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2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통해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는 새벽 시간대 배송 제한과 공휴일 의무휴업 등에서 자유로워졌다. 아울러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 새벽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업계는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반대하고 있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매출 감소 등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대형마트 휴업일에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을 찾아오던 손님들이 이제는 찾아올 이유가 적다는 주장이다. 전통시장 상인 A씨는 “물론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그간 대형마트 대신 찾아오던 손님들 중 일부라도 다시 대형마트를 찾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제도는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우리 사회의 치열한 논의의 산물이자 소상공인 운동의 빛나는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700만 소상공인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성급한 결정”이라며 “소상공인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이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몸집을 불리고 있는 온라인쇼핑도 걱정거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의 지난해 1~11월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207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쇼핑이 활성화되며 판매 종사자도 줄었다. 지난해 국내 취업자 중 판매 종사자는 262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6만명 감소했다.

이에 일부 소상공인들도 온라인을 통한 판매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율은 여전히 10%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거래활동과 생산 및 운영의 편의성, 효율성, 생산성 등을 높이는 환경의 구축과정이다. 현장 대부분은 시간 및 인력 부족으로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스마트스토어 등으로 물품을 판매하는 일부 업장은 전국 택배 배송 등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온라인에 진출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교육 등이 필요한 실정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고자 온라인 유통 판로 확보 및 디지털 전환에 힘쓰겠다고 지난달 30일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밝힌 바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 시장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의 해외직구 플랫폼들도 소상공인 및 도·소매상들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는 “해외 공룡 플랫폼들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결국 현재보다 훨씬 살인적인 수수료와 거래조건을 강요할 것이 자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의 조사 결과 소상공인 4명 중 3명은 올해도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2024년 경영 전망’에 대해 매우 악화될 것 37.3%, 다소 악화될 것 37.5%, 현재 수준 유지 17.2%, 다소 개선될 것 7.2%, 매우 개선될 것 0.8%로 응답해 부정적인 전망이 74.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