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5대 은행서 1800명 넘게 짐 쌌다…퇴직금 평균 5억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지난달에만 1496명 떠나 2022년 총퇴직금 5.4억원 근거 최대 10억 수령 추청

2025-02-04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1800명 넘는 직원이 짐을 싼 것으로 확인됐다. 퇴직자당 수령한 퇴직금은 평균 5억원대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4곳에서만 희망퇴직 형태로 모두 1496명이 짐을 쌌다. 구체적으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에서 각각 674명, 234명, 226명이 퇴직했다. 전년 동월(713명·388명·279명) 대비 퇴직자가 소폭 줄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 31일 자로 362명이 회사를 떠났다.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지난해 1월(349명)보다 퇴직자 수가 늘었다. 퇴직 대상 인원이 1년 전보다 많았기 때문이란 게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NH농협은행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72명의 직원이 퇴직했다. 역시 지난 2022년 말(493명)보다 퇴직 인원이 줄었다.  농협은행까지 합하면 5대 은행에서 연말·연초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직원은 1868명이다. 전년(2222명)보다 15.9%(354명) 감소했다. 은행 희망퇴직자 수가 줄어든 것은, 올해 희망퇴직 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은 지난해 초 희망 퇴직금으로 근무 기간 등에 따라 최대 35∼36개월 치 급여를 지급했으나, 올해에는 일제히 최대 31개월 치로 줄였다. 지난해 고금리 덕에 역대급 실적을 이어갔지만, '이자 장사'로 돈을 벌면서 직원들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준다는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희망퇴직 조건이 예년보다 나빠지기는 했지만, 퇴직자들은 올해에도 평균 5억원, 많게는 10억원 가량의 퇴직금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2022년 1인당 평균 총퇴직금은 5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법정 기본퇴직금(평균 1억8000만원)에 희망퇴직금 3억6000만원을 합한 수치다. 올해 희망 퇴직금으로 4∼5개월 치 급여가 축소됐다고 해도, 임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주요 은행의 1인당 평균 퇴직금은 5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은행별 작년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2022년 말에서 2023년 초 회사를 떠난 은행원 중 장기 근속자 등 일부는 법정 기본퇴직금과 특별퇴직금을 합해 10억원 이상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의 퇴직금 상위 수령액 5명은 모두 10억원을 넘겼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퇴직금 수령액 상위 5명은 1인당 7억∼9억원 가량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