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문재인 예방·광주 최고위 주재…'내부 결속' 주력
4일 피습 한 달 만에 문 전 대통령과 회동 5일에는 텃밭 광주서 최고위·당 행사 참석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전남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계획하면서 통합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 대표 피습 사건으로 취소된 일정을 재추진한 것이다. 최근 당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사이 공천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이날 회동이 갈등 봉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4일 오후 12시 5분께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 30여분간 단독 회담을 진행한 뒤 오찬을 가졌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포옹을 하고, 이 대표 목에 난 피습 상처를 확인하는 등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박성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통령과 만남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단결하자"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정부·여당이 민생을 방치하고 통합을 도외시한 현 정국에 안타까워하며 "이번 총선에서 무엇보다 함께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일 새해 인사를 위해 문 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같은 날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 예정지에서 피습 사태로 방문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최고위원들과 통화에서 이 대표 상태를 염려하며 "지금은 대표를 모시고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일에 최선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흘 뒤 문 전 대통령이 입원 치료 중인 이 대표를 문병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이 대표가 어려운 상황임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면서 면회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만남이 총선을 앞두고 친명·친문 간 총선 관련 잡음이 발생한 시점에 이뤄진 만큼 계파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 최근 친명계 인사들이 친문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면서 이른바 '자객 공천' 논란 등이 불거지고 있다.
친명계 원외 인사인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친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 경기 안산상록갑에, 친명계 원외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김우영 상임대표는 친문계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임종석·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인사들을 향해서는 총선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압박이 이어지면서 당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하며 당내 현안을 공유하고 선거제와 관련한 조언도 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회동에서 공천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가 이미 이낙연 전 대표 등 비명(비이재명)계 탈당을 경험한 만큼 당 통합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갈등을 봉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대표가 지난 1월 18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공정하게 경쟁을 붙이는 건데 왜 '자객 공천’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발언한 만큼 조율이 실패할 여지도 있다.
이 대표는 이튿날인 5일 텃밭인 광주로 이동, 내부 통합 행보를 이어간다. 이날 이 대표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다. 이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 소상공인 공약을 발표하고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같은 날 광주에서 열리는 당 인재위원회 주최 '사람과 미래' 콘서트 행사에도 참석한다. '사람과 미래'는 인재위원장인 이 대표와 총선 영입 인재들의 토크 콘서트로 내달 1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10차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