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총알 배송’도 수도권 중심… ‘지방 소외’ 심화
새벽배송, 수도권 및 6개 광역시 등 일부 지역서만 제공
2024-02-05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새벽배송 혜택은 서울 및 수도권에만 한정돼, 지방 소비자들은 불평등한 소비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새벽배송은 전용물류센터 구축 및 배송 효율성을 고려해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과 6개 광역시(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및 인근지역 일부에서만 제공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새벽배송에 대한 이용현황과 이용의향’을 조사한 결과, 새벽배송 서비스 미제공 지역 소비자 84%는 새벽배송 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이용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용 의향’이 있는 이유로는 장보기가 편리해질 것(44.3%) △긴급시 유용하게 이용(34.0%) △이용 선택폭이 넓어지므로(15.0%) △대도시와 같은 높은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어서(6.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새벽배송 서비스는 ‘전날 밤 10~12시까지 주문을 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전까지 배송해주는 온라인 장보기서비스’를 의미한다. 현재 새벽배송은 서울 및 각 광역시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실시 중이지만,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 중소도시의 경우 서비스 혜택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최근 현대백화점은 설 연휴 첫날인 9일까지 선물 세트를 구매하면 당일 바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전했다. 전국 매장에서 오후 5시까지 선물 세트를 구매하면 ‘점포 5km 내에 있는 지역’까지 당일 저녁에 배송해준다. 대부분의 현대백화점이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은 것을 고려하면, 도심 외곽 지역은 이 혜택을 누릴 수 없는 셈이다. 다만 기업 입장에선 인구가 많지 않은 곳까지 해당 서비스를 확대하기 부담스런 상황이다. 대형마트 L사 관계자는 “점포 중심 5km 이내 지역에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고 가정하자. 마트가 있는 지역은 대개 아파트 단지가 있으며, 서울의 경우 그 범위라면 최소 5만명의 인구가 있다. 하루 배송 수요는 수백건 이상이다. 그러나 지방은 배송 가능 범위를 15km까지 확대해도 해당 지역 거주 인구가 1000명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배송 수요도 그만큼 적다. 또 지방 특성상 운송 거리가 멀며, 도로 상태도 양호하지 않을 수 있다. 유류비를 고려하면 수지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사회에서 배달 인력을 구하기 어렵단 점도 문제다. 대전에서 배달업을 하는 P씨는 “도심지 배달원은 하루 평균 30~40건 배송이 가능하며, 보통 건당 급료를 받는다. 그러나 지방은 배달 수요도 적고, 운송 거리가 길어 지출이 더 많다. 배달원들이 도심지로만 몰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정부는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는 새벽 시간대 배송 제한과 공휴일 의무휴업 등 규제가 개선됐다.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해 새벽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인구가 줄며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는 현재, 대형마트 규제를 일부 완화해도 지역 주민들이 당일 배송 혜택을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나온다. 기업이 지역 사회에 전국적인 당일 배송 서비스를 활성하려면, 지방 인프라 강화 외엔 뾰족한 답이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