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 기대감 속 반전 가능성…대형마트 할인전 효과는?
이마트‧홈플러스 이어 롯데마트도 초저가 프로젝트 “불경기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할인으로 진검승부”
2024-02-05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대형마트업계가 고물가 시기를 맞아 대형마트 ‘본질’인 할인에 집중한 초저가 전략에 돌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오면서 물가안정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가 두 달 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다시 물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8% 올랐다. 지난해 7월 2.4%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3.4%) 3%대로 올라섰고, 9월 3.7%, 10월 3.8%, 11월 3.3%, 12월 3.2% 등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다가 6개월 만에 2%로 복귀했다. 기여도가 가장 큰 품목은 석유류였다. 1년 전보다 5.0%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 떨어뜨렸다. 반면 농산물은 15.4% 오르면서 물가 상승률을 0.59%포인트 끌어올렸다. 지난달(15.7%)에 이어 두 달 연속 15%대 상승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2021년 11월 2.4%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 상승 폭이다. 하지만 중동 전쟁 영향으로 2%대 물가 안착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월 말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석유가격의 파급효과가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배럴당 70달러대 후반에 머물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25일부터 80달러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대형마트의 초저가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 중 이마트가 가장 먼저 지난달 ‘가격파격 선언’을 시작해 최저가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마트는 월별로 40여개 상품을 선정해 최저가 수준에 제공하겠다 밝혔다. 식품에서는 3대 핵심 상품을 고르고, 가공식품‧일상용품 중에서는 40개 상품을 선정한다. 이마트는 가격파격 선언 이후 매출 증가세를 보인다. ‘가격파격 삼겹살’은 전년 동기 대비 22% 더 판매됐다. 대파 폭등 시기 공개된 ‘가격파격 대파’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81%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반값 호빵’으로 불린 호빵(삼립 발효미종 단팥호빵 8입)의 매출은 200% 늘었다. 일상용품도 182%나 더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이달 식품 3종(소불고기, 양파, 냉동만두)에 더해 1월 인기 상품인 삼겹살을 100g당 100원 더 낮춘 1680원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벌써 3년째 진행하는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설 연휴에 맞춰 강화한다. 홈플러스는 오는 7일까지 설날 물가안정 일환으로 각종 제수용품과 축산‧과일‧수산 등을 할인 판매한다. 롯데마트도 초저가 프로젝트 대열에 합류했다. 이달부터 소비 생활 지원 프로젝트 ‘이번주 핫 프라이스’를 시행한다. 매주 하나의 상품을 선정해 초저가로 판매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프로젝트는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기획했다. 구매 빈도가 높은 식품과 생필품 중 하나의 품목을 선정해 판매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췄다. 첫 품목으로 쌀을 선정해 평균 소매 가격 대비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했다. 소비자 취향이 다변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주 단위로 새로운 초저가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2월부터 물가 상승률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며 “불경기로 소비자들이 가격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대형마트업계는 올해 가격을 앞세워 할인으로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