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공해 그만"…전기이륜차 시대 열린다

이륜자동차 배출 오염물질 비중 자동차보다 높아 배달업계, 라이더 대상 전기이륜차 지원 나서

2024-02-05     김혜나 기자
로지올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전기이륜차 시대가 개화할 전망이다.

5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륜자동차는 승용차보다 더 높은 비중의 배출 오염물질이 발생한다. 150cc 이상 이륜자동차는 1600cc 승용차 대비 탄화수소 113배, 일산화탄소 71배를 배출한다. 50cc 이하 소형 이륜자동차가 배출하는 오염물질도 탄화수소 51배, 일산화탄소 17배에 달한다. 이처럼 배출가스 중 탄소와 오염물질의 비중이 높아 지난달 1일부터는 공회전 제한 대상에도 포함됐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 시내를 오가는 배달용 이륜차와 택배 화물차는 100% 전기 오토바이와 전기차로 전환될 방침다. 현재 경유차는 5등급만 도심 사대문 안 운행이 제한됐는데, 2025년부터는 4등급도 진입할 수 없다. 2050년에는 서울 전 지역에서 모든 내연기관차의 운행이 제한된다. 다만, 이륜차의 100% 전기화 방침은 전면 일시 교체가 아닌 신규 내연기관 이륜차의 등록을 불허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배달서비스 증가로 배달이륜차 배기음 관련 민원이 수차례 발생하며 사회적 갈등도 야기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7월 1일부터 이륜자동차에 대한 개정 소음진동관리법과 하위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시행됐다. 오토바이 배기소음이 105데시벨(㏈)을 넘거나, 인증시험 결과값보다 5㏈ 초과할 시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배달업계는 전기이륜차 공급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먼저 로지올은 생각대로 지역사업자 대상으로 전기 이륜차 전환 독려, 전환 프로모션을 제공한다.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및 스토어 설치도 지원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계열사 닷스테이션과의 협력을 통해 ‘고고로 EV 사업’을 신사업으로 발표했다. 생각대로 지역사업자 대상 전기 이륜차 교체 보급 독려 및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확대에 힘썼다.

닷스테이션은 대만의 글로벌 전기이륜차회사 ‘고고로’와 손잡고 시장을 공략 중이다. 닷스테이션은 대만 고고로(GOGORO)사와 국내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고고로 전기 이륜차의 독점 수입·판매에 나섰다.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및 스토어도 운영한다.

올해는 배달대행업계 E-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선도한다. 이륜차 전면 전기화 및 녹색 배송 인프라 지속 확장에 나선다. 지난해 3개월 만에 스테이션 43기 증설, 전국 고고로 인프라를 약 30% 확장했으며 수도권의 경우 40% 가량 확장했다.

지난해 10월 1호 독산점, 2호 동대문점, 3호 논현점 등 서울지역 중심으로 스토어를 오픈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수도권과 전주·광주·대구·부산 등 주요 도시에 추가 오픈하며 전국에 총 16개점 운영 중이다. 올해는 배달대행업계 E-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특히 닷스테이션은 올해 ‘전기스쿠터 EV-C1’를 출시할 예정이다. EV-C1은 라이더들의 보편적인 선호를 반영해 닷스테이션에서 디자인한 신모델이다.

요기요는 탄소 중립 실천과 쾌적한 배달 환경 조성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의 사내독립기업(CIC)인 쿠루(KooRoo), 타요타와 함께 전기 이륜차 지원 사업에 나섰다. 라이더에게 전기 이륜차 리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용을 최대 55%까지 지원한다.

쿠팡이츠는 전기이륜차 전문 회사 블루샤크코리아, 무빙, 이누리와 손잡았다. 배달파트너들이 전기이륜차 구매 또는 렌털 시 제휴업체로부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동의 스마트 모빌리티 자회사 대동모빌리티의 행보도 눈에 띈다. 대동모빌리티는 GS100를 내세우고 있다. GS100은 배달 라이더 시장을 겨냥해 독자 개발한 제품으로, 지난해 2분기 출시 후 B2B(기업간 거래) 판매를 시작했다. 해당 제품은 다양한 배터리 요금제를 통해 스테이션에 충전된 배터리를 찾아 교체하는 방식(BSS)으로 충전 대기 시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라이더용 앱을 통한 소모품 관리 △주행 리포트 확인 △휴대폰 거치대 △높이 조절 윈드스크린 △전후방 블랙박스 기본 장착 △스마트키 등을 탑재해 라이더의 편의성을 높였다. 올해부터는 온라인 유통 채널과 이륜차 전문 서비스 대리점을 통해 B2C 판매를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와 환경부, 서울시 등 지자체의 지원에 힘입어 최근 업계의 전기 이륜차 보급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배달업계의 경우 지속 가능한 배달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라이더 대상의 전기이륜차 프로모션 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