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 속 우크라 전쟁 장기화로 '한반도 위기'도 고조

북러, 군사협력 의혹 지속 부인 韓 "한반도 안보 위협해선 안돼"

2025-02-05     이설아 기자
김정은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북한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등 무기를 제공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한 국제적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북러는 무기 이전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북한과의 무기 협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언급한 한국 정부을 공개 비난하면서 북러 간 밀착이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5일 외신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원인으로 북한의 무기지원이 지목되고 있다.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의 추산으로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1년에 필요한 포탄은 연간 800만개가량이다. 전문가들은 이중 수백만 개 포탄을 북한이 제공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실제 외신들은 지난달 2일 우크라이나 북동부에 있는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발생한 러시아 공습에 사용된 미사일 잔해에서 한글로 적힌 부품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국제사회에서는 지난해 9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개최한 이후 양국간 무기 거래가 본격화됐다고 추정한다. 북한의 무기 지원에 따라 러시아가 북한에 식량 및 첨단군사기술 등을 지원하는 '빅딜'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제연합(UN) 등은 러시아에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북러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방광혁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대리는 지난달 30일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 일반 토의에서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이전은 존재하지 않으며 미국이 조작한 근거 없는 의혹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한반도 평화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미국의 군사 도발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우리의 자위권에 대해서만 문제 삼는 유럽연합(EU) 등 일부 국가들의 이중잣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핵개발 지속 의사를 드러냈다. 러시아 역시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 무기 개발 규탄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겨냥한 공격적인 계획을 흐리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편향됐고 끔찍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달 31일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 때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이라며 "오로지 세습 전체주의 정권 유지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민족조차 부인하는 반민족·반통일적 역사에 역행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성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4일 서울을 방문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차관과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는 러북 군사협력에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한다"며 "러시아가 이를 즉각 중단하는 등 안보리(유엔 안번보장이사회) 결의상 제반 의무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