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북콘서트'·문재인 '메시지 정치'···총선 앞두고 보폭 확대

朴, '보수 심장' 대구서 회고록 행사 文, 당 분열 속 연신 통합 메시지 내

2024-02-05     이태훈 기자
박근혜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북콘서트를 갖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연일 진보 진영 통합을 강조하며 '메시지 정치'에 나선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총선을 앞두고 전 대통령들이 '진영 결집'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수성구의 한 호텔에서 '박근혜 회고록 북콘서트'를 진행한다. 박 전 대통령은 북콘서트에 직접 참석해 자신이 집필한 회고록에 대한 소회는 물론,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등 전직 대통령으로서 겪은 정치적 고초와 관련된 소회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를 주관한 '중앙일보'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을 집필한 이유에 대해 "헌정사에 유일하게 탄핵으로 퇴임한 대통령이지만, 재임 시절의 이야기와 그 이후의 이야기를 옳고 그름의 판단을 넘어 있는 그대로 들려드리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역할론에 선을 긋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보수진영에서 가지는 여전한 파급력을 고려할 때 어떤 형태로든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행사를 굳이 '보수 성지'인 대구에서 여는 것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대구 행보'를 통해 분산된 보수 세력을 결집하려는 박 전 대통령의 의도라도 평가한다. 이 밖에도 이번 총선에서 대구 달서구갑 출마를 선언한 측근 유영하 변호사를 돕기 위한 행보라는 시선도 있다. 유 변호사는 자신의 행보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역할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원체 공개 행보가 적어 이번 행사가 더 주목받는 상황이라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메시지를 연신 던지며 시선을 끌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무엇보다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 등이 탈당한 상황 속에서 당 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도 단합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 정치'는 지난해 9월 퇴임 후 첫 공식 행사인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안보와 경제는 보수 정부가 낫다는 것은 조작된 신화"라며 윤석열 정부를 직격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두 전임 대통령의 존재감이 부각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매일일보>에 "보수든 진보든 전임 대통령을 찾을 때가 됐다"며 "큰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더 찾으면 더 찾았지 덜 찾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들에 대한 여야 지도부의 구애는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 "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우리 사회 원로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은 생각이 늘 있다"고 말했고, 이재명 대표를 위시하는 민주당 지도부도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