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주춤한 '경차'…전동화 모델로 반등 나서
지난해 경차 등록대수 전년대비 7.6% 감소
2025-02-06 이찬우 기자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불황에는 경차가 잘 팔린다는 공식이 지난해 깨졌다. 소형차가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공략하면서 경차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업계는 전기차 모델 출시 등으로 경차 수요 회복에 나선다.
6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2023년 결산 자동차 등록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경형 승용차(경차) 신규 등록대수는 12만4080대로 전년 대비 7.6%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반면 소형차는 13만6894대로 전년 대비 1만9582대(16.7%) 증가하며 높아진 인기를 자랑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엔 총 150만7592대가 등록됐다. 그 중 중형(41만4460대)차량이 가장 많았고 준중형(38만299대), 준대형(24만6397대), 대형(20만5462대), 소형, 경형 차량이 뒤를 이었다. 2022년만 해도 경차 등록대수가 소형차보다 많았지만 지난해 역전된 것이다. 기존 경차는 저렴한 가격과 유지비 등 특유의 ‘절약 포인트’로 인해 불경기에 잘팔리는 경향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경차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시장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차는 차량 구매 시 발생하는 취득세를 최대 75만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또한 통행료와 공영주차장 요금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다. 이어 차량의 배기량과 가격이 낮아 자동차세와 보험료가 저렴하고 유류세 환급 카드를 신청하면 연간 최대 30만원까지 환급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선택지가 기아 모닝, 레이, 현대차 캐스퍼 등 3개 모델 밖에 없고 이들의 가격도 풀옵션 장착시 2000만원에 가까워지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반면 소형차는 탄탄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기아 셀토스, 현대차 코나,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 각양각색의 모델들이 즐비하다. 또한 이 차량들은 저가 트림을 선택했을 때 2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해 경차와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 이에 소비자들은 돈을 더 주고 크고 편리한 소형차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고 완성차 기업이 경차 수요 하락을 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기아는 레이EV에 이어 캐스퍼 전기차 모델 생산도 준비하며 ‘경차 수요 잡기’에 나섰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오는 7월 전기차 양산에 앞서 지난 5일 시험 생산에 들어가며 캐스퍼 전기차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음을 알렸다. 캐스퍼 전기차는 대용량 배터리 장착을 위해 기존 모델보다 전장이 25㎝ 길다. 또한 완충 시 주행거리는 350㎞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인센티브가 늘어나면서 경차에 대한 혜택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사회적으로 경차를 무시하는 인식도 존재하다 보니 경차에 대한 인기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