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銀 지역경기 침체에 줄줄이 ‘어닝쇼크’

JB·BNK금융, 지난해 순익 전년보다 2.5%·18.6%↓ “상생금융 지원, 선제적 대손충당금 인식 주요 요인”

2024-02-07     이재형 기자
BNK경남은행에서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지역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방은행 실적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지역 은행들은 대체로 선제적 대손충당금 인식과 상생금융 비용 등으로 실적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JB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860억원으로 전년(6010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상생금융 비용(484억원), 선제적 대손충당금(297억원) 적립 등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 주력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지난해 2045억원과 24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각각 0.3%, 6.8%씩 감소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북은행 충당금 환입 274억원이 발생했다”며 “건전성 우려가 상존하지만 지난해 ROE(자본이익률)가 13.4%로 여전히 높은 수익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방은행 중 최초 분기 배당 실시, 가장 높은 주주환원성향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 등 성장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지역은행인 BNK금융그룹도 실적이 떨어졌다. BNK금융의 지난해 지배주주 지분 순이익은 63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 줄었다. 은행 부문에서는 626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보다 10.3% 감소했다. 경남은행이 1.9% 증가한 247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부산은행은 16.8% 감소한 3791억원을 기록했다. BNK캐피탈 순이익은 111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6% 줄었고 BNK투자증권은 124억원으로 78.4% 급감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BNK금융지주의 2023년 3분기까지 은행 부문 순이익이 소폭 증가했을 뿐 비은행은 전체적으로 부진했다”며 “비은행 실적 개선이 순익 상승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은행의 실적 하락은 고금리 환경이 수도권보다 지방의 중소기업·자영업자에게 더 큰 충격을 줬다는 방증이다. 이들 은행들은 대체로 상생금융 지원과 대손충당금 설정 등의 효과를 제외하면 실적이 선방한 편이라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JB금융은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및 민생 금융지원 등 비경상적 요인을 감안하면 가이던스로 제시한 수준을 상회하는 실적”이라며 “그룹 계열사들은 부동산 경기 위축 등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경영 환경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을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고 자평했다. BNK금융도 “일부 충당금 적립액 추가분과 상생 금융 지원분을 제외하면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수준을 소폭 상회했음에도 수익성 지표는 하락해 만족스러운 실적이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수상공회의소가 지역 내 18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BSI)를 한 결과, BSI는 80.6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 대비 기업경기 체감의 정도를 보여주는 이 지표가 100을 하회한다는 것은 경제 주체들의 경기 전망이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석유화학 연관 업종이 지난 분기대비 10.3 하락했다. 여수 지역 주요 업종의 지속된 불황이 지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친 결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