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스테이지엑스 "3년 내 흑자전환" 포부…세부 계획은 안갯속
오늘 기자간담회서 사업 전략 공개…내년 상반기 전국망 서비스 고객 중심 요금제·리얼 5G 등 담겨…AI 기술 활용해 비용 절감도 자금력 우려 '일단 불식'…"초기자금 충분…연내 1000억원 유상증자" 자금 조달 계획·규모, 인력 구성, 요금제 내용 등에 대해선 말 아껴 통신업계 "차별화 전략 미흡…'메기' 성장 가능성 현재로썬 미지수"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22년 만에 탄생한 제4이동통신사 스테이지엑스가 4번째 통신사가 아닌 ‘딥테크 통신사’로 새로운 통신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재무 건전성 및 자금력 한계에 대한 세간의 의혹은 일단 불식시켰지만 나머지 주요 쟁점들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스테이지엑스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제4이통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알뜰폰(MVNO) 사업자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 지난달 31일 4301억원에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낙찰받았다.
회사는 이날 △고객 중심의 파격적인 요금제 △혁신기술을 통한 '리얼 5G' 통신경험 △믿을 수 있는 모두의 통신사라는 지향점을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차별화된 통신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우리가 생각하는 '고객 중심 요금제'란 고객에 필요한 무언가를 더하는 게 아닌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과감하게 제거하는 것"이라며 "각종 수수료와 유통 구조를 바꿔 파격가 요금제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법인 설립을 완료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국에 통신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28㎓ 기지국을 늘리고, 중·저대역 주파수도 추가 확보해 자체망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설비·인프라 투자의 경우 통신사 서비스 운영을 담당하는 코어망 전체를 클라우드로 가상화해 확장성, 가용성, 경제성을 확보하면서 비용을 효율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8㎓ 주파수로는 '리얼 5G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통신 3사가 28㎓를 최초 입찰했던 2018년에 비해 발전한 기술을 토대로 핫스팟 중심 와이파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스테이지엑스는 해당 주파수의 강점인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이라는 특성이 공연장, 병원, 학교, 공항을 비롯한 밀집지역에서 발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비용 절감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망 품질 관리부터 고객 응대까지 모든 운영에 AI 기술을 도입해 운영비 절감과 수익성 향상이 가능한 경제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28㎓ 전용 단말기 수급의 경우 북미에 이미 출시된 갤럭시 및 아이폰 28㎓ 지원 단말기를 국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해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폭스콘과는 스테이지엑스 전용 28㎓ 탑재 단말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업계 최초 통신 분야 슈퍼 앱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위해 기지국 의무 설치 비용으로 총 182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3년간 분할 투자를 통해 의무 구축 조건을 충족하겠다는 계획이다. '승자의 저주' 우려를 낳았던 주파수 낙찰 금액(4301억원)의 경우 올해 10%를 납부한 뒤 차액은 5년간 분할 납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투자되는 금액은 총 5년간 6128억원이다.
서 대표는 "정부 정책 자금(4000억원)을 제외하고도 초기자금 4000억원을 준비한 상황이며, 서비스 개시 일정에 맞춰 국내외 투자 기업들과 시리즈A 유상증자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통신사 5G 투자 금액의 약 5.5% 수준이다. 절감 비용은 고객 혜택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국내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스테이지엑스는 3년 뒤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회사의 사업 전략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서 대표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서비스 출시 3년 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스테이지엑스가 온라인 유통구조를 지향하는 만큼 불법 보조금 등을 온라인에서 투명·공정하게 제공한다면 소비자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부 특혜 지적에 대해선 "특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만큼 제4이통이 우리나라에 필요한 상황에서 시장에 안착한다는 것 자체가 만만찮은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정부 방향에 맞춰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향후 자금 조달 계획 및 규모, 주주 구성, 컨소시엄 참여사, 인력 구성, 시리즈A 투자 유치 등 세부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회절성이 약한 28㎓의 특성상 기업간거래(B2B)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 진출 가능성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통신 3사의 28㎓ 할당 당시 의무 조건이었던 기지국 1만5000개의 약 40% 규모로 대중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흑자전환'이라는 목표를 뒷받침할 요금제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스테이지엑스는 향후 설명회를 열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별도 공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설명회 개최 시기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통신업계에서는 스테이지엑스의 사업 배경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존 3사와의 서비스 차별화 및 사업 모델, 자생력 확보 등에 대한 '확실한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얼 5G'는 통신 3사도 모두 추진해 왔던 것인데 5G망에 올릴 차별화된 서비스가 도대체 무엇인지 현재로썬 명확해 보이지 않다"며 "요금제만으로 3년 만에 흑자전환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현재 사업 전략만으론 시장을 새로 개척할 ‘메기’로 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