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수출 회복세에 경기 부진 완화"…'내수 둔화'는 지속
7일 한국개발연구원 '2월 경제동향'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다수 산업 부진"
2025-02-07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과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고금리 기조 장기화 등 영향으로 민간 소비를 비롯한 내수 부진은 석 달째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7일 발표한 '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지난달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5달째다. KDI는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중 반도체 산업은 수출과 생산이 대폭 증가하고 재고는 감소하는 등 견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는 것이 KDI 설명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연간 및 12월 산업활동동향'에서 12월 반도체 생산은 8.5% 증가, 11월(13.2%)에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내수에 대해서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석 달째 둔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KDI는 "고금리로 인한 내수 둔화로 다수 산업이 부진한 상황이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 부진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소비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상품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국내승용차(-9.7%), 의복(-6.7%), 음식료품(-5.2%) 등 다수 품목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서비스 소비는 해외관광과 밀접한 운수업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이를 제외한 대다수 업종에서 부진해 미약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소비 심리도 풀리지 못했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101.6)는 기준치(100) 부근에서 등락하며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투자도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둔화했다. 지난해 12월 건설기성(월 건설투자액, 불변)은 부진했던 주택착공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전월(2.2%)보다 낮은 1.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물가는 둔화 흐름을 보였다.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라 전달(3.2%)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내수 부진 영향으로 공업제품(2.1%→1.8%)과 서비스(2.8%→2.6%) 상승세가 모두 둔화했다. 다만 중동 지역 분쟁이 향후 유가와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KDI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