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사과는 없었다…與 공천 개입 가능성 일축(종합)

7일 KBS과 단독 대담서 정치 현안 등 견해 밝혀 이재명과 회동 관련 "여당 지도부 무시하는 처사"

2024-02-08     염재인 기자
7일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방영된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 출연해 정치와 경제, 외교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다만 최근 논란이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사과 발언 없이 '정치 공작'을 강조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 공천 개입 문제와 관련해서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KBS와 단독 대담에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면서도 "시계에다가 이런 몰카(몰래카메라)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마 관저에 있지 않고 사저에 있으면서 또 지하 사무실도 있고 하다 보니까 자꾸 오겠다고 하고 해서 (그랬던 것 같다)"라고 김 여사를 옹호했다.  이날 대담에서 김 여사 논란과 관련해 사과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결국 사과보다 '정치 공작'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제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 이렇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며 거듭 감쌌다.  특별감찰관 임명과 제2부속실 부활에 대해서는 "제2부속실 같은 경우는 지금 우리 비서실에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도 "제2부속실이 있었더라도 제 아내가 내치지 못해서 자꾸 오겠다고 하니까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 건데, 그거를 적절하게 막지 못한다면 제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나"라고 회의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관련 질문에는 최근 당정 갈등 논란을 의식한 듯 대통령과 여당 대표라는 공적인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나 당 대표 위치에 있는 사람은 결국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사사로운 건 중요하지 않고, 그런 걸 앞세워 어떤 판단을 하면 안 된다"며 말을 아꼈다.  특히 대통령실 인사 공천 개입 등 우려와 관련해 "선거 지휘라든지 공천이라든지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총선 출마하는 대통령실 출신 참모들에게) 특혜라는 건 아예 기대도 하지 말고, 공정하게 룰에 따라서 뛰라고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제1야당 대표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 가능성에도 재차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단독 회담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저 역시도 정당 지도부와 충분히 만날 용의가 있다"면서도 "영수회담이라고 한다면 여당의 지도부를 대통령이 무시하는 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대 정원 등 최근 현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과거에는 정부가 선거를 너무 의식을 했다"며 "의대 정원 확대는 환자와 의료진이 다같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다. 의대 정원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야 갈등 한가운데에 선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서는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은 처벌 수위가 높고 책임 범위가 확대돼 있어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에 무리하게 확대하기보다는 유예를 두고 처벌을 강화하고 책임 범위를 넓히는 게 실제 사고를 줄이는 것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등을 더 면밀히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침 도어스테핑이 저녁까지 종일 기사로 덮이다 보니 각 부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된다,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메시지 소통에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도 많았다"며 "언론과 접할 기회를 종종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국민과 소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나, 취재진과 마찰 등으로 2022년 11월 이후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 회견 역시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올해도 신년 기자회견 대신 녹화 방송 형식의 단독 대담을 택하면서 '일방적 소통'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