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난 장기화’ TV홈쇼핑, 실적 코로나 이전 회귀…올해 더 어렵다
TV홈쇼핑 4사, 매출‧영업익 펜데믹 전 수치 밑돌아 산업 구조적 불황 기인, 업황난 심화‧장기화 전망
2025-02-12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TV홈쇼핑업계가 지난해 나란히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영업이익 모두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번 실적 악화는 TV홈쇼핑 산업의 구조적인 불황에 기인한 만큼, 향후 업황난이 심화 및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TV홈쇼핑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지난해 매출이 1조337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3% 줄었다. 영업이익도 693억원으로 4.1%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20년 이래 3년 내리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코로나19로 최대 호황을 누린 2020년(1792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빠졌다. GS샵도 지난해 매출(1조1311억원)과 영업이익(1179억원)이 각각 8.7%, 17.3% 줄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팬데믹 전인 2019년 수치를 밑돌았다. 현대홈쇼핑의 매출은 1조743억원으로 2.5% 감소해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60.2%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1504억원으로 업계 최대였으나 지금은 3위권으로 내려앉았다. 방송법 위반에 따른 제재로 6개월간 새벽 방송을 중단한 롯데홈쇼핑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6%, 89.4% 줄어든 9416억원과 83억원으로 업계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2021년까지 1000억원을 웃돌던 영업이익이 2022년 780억원으로 줄었고, 1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매출도 업계에서 유일하게 1조원을 밑돈다. TV홈쇼핑 4사의 실적이 가파르게 우하향 곡선을 그린 데엔 TV 시청자 감소의 영향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연령별로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이 60대는 72.8%에서 52.5%, 50대 50.2%에서 31.8%, 40대 23.8%에서 9.2% 등으로 각각 뚝 떨어졌다. ‘탈TV’ 현상은 엔데믹이 본격화하며 야외 활동이 많아진 지난해 더 심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치솟는 송출수수료 역시 실적 악화를 심화하는 요인이다.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사가 케이블·위성·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채널을 배정받는 대가로 매년 지불하는 비용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공개한 산업지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2013년(9645억원) 대비 2배로 늘었다. 해당 기간 방송 매출 비중이 내리막을 걷는 와중에도 송출수수료는 연평균 8.2%씩 증가했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도 2018년 46.1%에서 2022년에 65.7%까지 높아졌다. 100원을 벌면 그중 66원이 수수료로 나가는 셈이다. 당장 올해분 송출수수료 협상이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됐지만 이번에도 조속한 합의 전망은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