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공천 시계'…與 820명 후보 면접, 野 현역 하위 20% 통보
국민의힘, 13일부터 후보 면접…영남권 결과 '촉각' 민주, 현역 평가 하위 20% 통보…추가 탈당 우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총선을 60여 일 앞두고 여야가 설 연휴 직후부터 공천 작업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13일부터 지역구 후보 면접을 시작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인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에게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양당의 공천 심사 윤곽이 점차 드러나면서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과 추가 탈당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13일부터 닷새간 공천 신청자 중 부적격 판정을 받은 29명을 제외한 820명을 대상으로 후보 면접에 들어간다.
면접은 지역별로 진행되며 13일 서울·제주·광주를 시작으로 14일 경기·인천·전북, 15일 경기·전남·충북·충남, 16일 세종·대전·경남·경북, 17일 강원·울산·부산·대구 순으로 이뤄진다. 단수 추천 후보는 면접을 마친 다음 날 발표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지역은 단연 16일과 17일 면접이 이뤄지는 영남권이다. 보수 텃밭인 만큼 공천이 곧바로 당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대통령실과 검찰 출신 예비 후보자들 상당수가 영남권으로 몰린 만큼, 결과에 따라 '용산 낙하산 공천'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당으로부터 권역 내 '험지' 출마를 요구받은 서병수‧조해진‧김태호 등 영남 중진들의 지역구에는 용산과 검찰 출신들이 출마를 신청한 상태다.
현재 서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부산진구갑에는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낸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조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선배인 박용호 전 창원지검 마산지청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서울 중‧성동구을로 지역구를 옮긴 하태경 의원의 부산 해운대구갑에는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 공천을 신청했다.
대통령실 참모 또는 검사 출신이 영남권 '양지'에서 공천을 받는다면, 중진 의원들의 지역구 이동이 사실상 '용핵관(용산 핵심 관계자)', '검핵관(검찰 핵심 관계자)'의 국회 입성을 위한 사전작업이었다는 비판과 함께 이른바 '윤심'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설 연휴 직후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 31명에게 결과를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는 경선 과정에서 얻은 득표수의 20%를, 하위 10%의 경우 득표수의 30%까지 감산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이들은 컷오프에 가까운 불이익을 받게 된다.
당 지도부가 현역 평가 하위 20% 대상자들의 추가 탈당 여부에 예의 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검증위 단계에서 탈락한 전병헌·유승희 전 의원 등은 탈당을 선언하고 제3지대 신당 합류를 선언한 바 있다. 또 설 연휴 중 제3지대 통합신당 창당이 확정된 점도 공천 탈락자들의 탈당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하위 20% 중) 일부가 제3신당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관련 의원들과 대화하고 설득하고 함께 가자고 노력하는 게 지도부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