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설 민심 해석…"민생외면 野 끊어야" vs "尹 정권 심판해야"
與 "거대의석 앞세운 의회폭거·입법독주 경고" 野 "정책 기조 바꾸지 않는 정부여당에 참담"
2024-02-12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총선을 60여일 앞두고 설연휴를 보낸 여야가 각기 다른 명절 민심을 전하며 서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여당은 "설 민심은 '민생'이었다면서, 국민이 당 대표만을 위해 '방탄 국회'를 운영한 야당을 끊어낼 것을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전국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탄식이 넘쳤다"며 "국민이 윤석열 정권 심판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온 가족이 모인 설 연휴 밥상에 오른 민심의 소리는 단연 민생이었다"며 "민생과 경제를 살리자면서도 당 대표 한 사람만을 위해 열고 닫았던 방탄으로 얼룩진 국회를 이제 그만 끊어내라 명령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 당리당략만 앞세워 민생은 외면한 채 거대 의석을 무기로 한 의회폭거, 입법독주를 더는 볼 수 없다고도 엄중히 경고했다"며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의 손안에서 비례대표제가 결정되고, 이마저도 그럴싸하게 포장된 꼼수 위성정당을 선언한 비상식적 상황에 분개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것이 민심"이라며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의미 없는 정쟁과 정치공세는 멈춰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합리적 정책으로 대결하고 민생을 위해 고민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 탓 정치와 특권 정치를 종식하고 동료시민을 위한 정치개혁을 국민의힘은 반드시 결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도 설 민심이 민생에 있다고 하면서도 어려움의 원인은 정부·여당에게서 찾았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설 현장에서 마주친 민심은 열심히 일해도 나아지지 않는 생활과 민생의 어려움에 대한 상실감"이라며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데도 민심을 거스르며 독선과 오만을 고집하는 정권에 대한 답답함과 분노"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상황이 이런데도 무책임한 자세와 잘못된 정책 기조를 바꿀 생각조차 하지 않는 정부·여당에 대해 참담하다"며 "많은 시민은 이번 총선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매우 중요한 계기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반드시 윤석열 정권의 무도함을 멈춰 세우고,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은) 민심을 외면하고 역행하는 정권, 민생은 안중에도 없이 한 줌의 정치 검사들이 '형님, 동생' 하면서 여당과 정부를 좌지우지하는 행태에 답답해했다"며 "총선이 다시 대한민국을 뛰게 할 마지막 기회라며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심판과 대한민국의 희망을 되찾을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많은 분이 강조하셨다"고 전했다. 홍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해명이 성난 민심에 불을 지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여사 명품백 뇌물수수 비리 의혹에 대한 분노가 컸다"며 "윤 대통령은 정권의 어용방송으로 전락한 KBS를 통해 곤란함을 모면하려 했지만 오히려 국민 공분만 키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을 견학 오듯이 한 방송국과 범죄행위에 사과 한마디 없이 아쉽다며 어물쩍 넘어가려는 대통령, 여기에 진솔한 말씀이라고 아부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까지 한통속으로 질타를 받았다"며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무책임하고 무능한 정부·여당에 국민은 비판을 넘어 참담함을 토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