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할 말도 다하는 MZ세대 이해하기

2024-02-13     김철홍 자유기고가
김철홍

매일일보  |  요즘은 세대를 구분하는 영어 알파벳 등이 들어간 신조어가 계속 생기고 있으나 ‘젊은 층’으로 대변되는 엠제트(MZ, 엠지)세대와 그와 대조적으로 격변기를 살아온 중장년인 7080세대가 대표적이라 생각한다.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ls)와 제트 세대(Generation Z)의 합성어로 우리나라에서만 쓰이며, 다른 나라에서는 M세대와 Z세대를 다르게 분류한다.

M세대는 1981년부터 1996년까지 태어난 세대로 X세대의 뒤를 잇는 다음 세대로 Y세대라고도 한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는 전세계적으로 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 세대로 에코붐 세대(echo boomers) 즉 메아리 세대 그리고 인터넷과 기술이 발달하는 시대에서 성장하여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한다.

Z세대는 1997년부터 2012년까지 태어난 세대로 밀레니얼 세대의 다음 세대로 I세대(I generation), 주머스(Zoomers) 또는 포스트밀레니얼이라고도 부른다. 소셜미디어와 SNS가 대세인 시대에서 성장한 디지털 원주민이라고도 불린다.

따라서 MZ세대는 1981년부터 2012년도에 태어난 세대로 10대 초부터 40대까지 한 세대로 통칭하는 개념이 최고 30년 가량의 나이 차로 세대 내에서도 문화, 세대, 경험했던 매체의 차이 등 소통의 한계가 고려되지 않은 세대 구분법이라는 논란도 있다. 필자도 겪어 본 M세대와 Z세대는 자라온 환경도 다르지만 어울려 보면 세대 차이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 MZ세대 이해에 도움이 되는 일반적인 특징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모바일 활용이다. SNS와 인터넷, 스마트폰에 익숙하여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계에서 아바타로 생활한다. 그리고 개인주의적이며 자기중심적인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응원하던 '덕분에 챌린지' 같은 공익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고 착한 소상공인이나 기업의 제품을 애용함은 물론 환경보호를 위한 리필용품 소비에 대한 높은 관심 등을 보면 자기만 아는 것도 아니다.

둘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이미지와 비주얼로 이야기하고 예쁘고 좋은 건 SNS 인증샷으로 공유한다. 구글이 서비스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우튜브도 가장 많이 즐긴 여가 생활은 유튜브감상이 72.8%로 가장 많음을 알 수 있다. '인터넷'과 '영화'를 합성어 넷플릭스 역시 모든 컨텐츠들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유료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43.1%가 선택했다.

셋째, 소비의 특징을 알 수 있다. 소비·경제활동적 측면에서 소득으로 서울 기준 내 집 마련이 요원하다는 인식에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관심이 많으며 구매력이 부족함에도 명품과 한정판 구매에 적극적이고, 중고물품거래 플랫폼을 통해 쓰던 물건의 거래를 꺼리지 않는다. 또한 소비 대상의 선정에 있어 SNS 인플루언서의 사회적 영향력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타인의 시선으로 규정된 미의 기준 대신 ‘나다움’을 중요시하는 MZ세대는 패션을 적극적으로 소비하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미세플라스틱의 심각한 해양 오염원이라는 인식에 하이힐은 그저 불편한 신발일 뿐이고 촌스럽다고 외면받고 있다.

소비패턴은 배송 문화의 변화를 이끌어 배송 품목과 속도에는 제한이 없다. 장보는데 있어서도 배송을 활용한 랜선 장보기가 유행이다. 또한 실제 선물을 주고받던 문화보단 전자상거래 커머스를 통해 선물을 주는게 일반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중고물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처리하는 중고거래 시장이 ‘당근마켓’ 등을 중심으로 활황이고 중고거래 플랫폼은 더 크게 성장할 추세다.

넷째, 미래에 대비함과 동시에 현재의 자신에게 행복과 힐링을 위한 소비와 적금, 주식은 물론 암호화폐, 소액 조각투자 등 다양한 재테크 투자에도 관심이 있다.

'영혼까지 끌어모으다'의 준말인 영끌(빚투)은 대출을 받을 때 무리를 해서 가용한 돈을 모두 모았다는 의미로도 사용되는데 특히 사회초년생으로서 가용 자산이 적은 20~30대의 청년들이 집을 무리해서 장만하기 위한 '영끌'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로 암호화되어 분산 발행되고 일정한 네트워크에서 화폐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정보인 암호화페 중 특히 "비트코인"에 열풍이고. 이러한 암호화폐를 재테크 수단의 일종으로 여기고 있다.

다섯째, 워라벨(work-life balance) 추구에 기성세대보다 많은 관심이 있다. 수입을 위해 일을 더 하기보다는 여가 시간을 더 갖고 싶어하는 워라벨과 더불어 건강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진 데다 이색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액티비티가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성격유형검사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가 인기를 얻으며 전 세대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MZ세대의 프로필 '필수 항목‘이 공개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른 특징을 보이고 공정이 화두인 세대다. MZ세대가 ‘할 말 다 한다’는 이면에는 '불공정하다 싶으면 확인을 위해 할 말을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즉 공정성과 투명성을 중요시한다는 말이다.

사실 자신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대한 불만을 직설적으로 표출하는 MZ세대는 201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사회변화를 주도하고 이들의 영향력은 이미 정치권에까지 닿아 주류 세대로 부상한 상황이다. 그들은 국정농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광화문 광장으로 모였고 2017년 대선에서도 큰 역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제 기성세대는 '라떼'를 기반으로 MZ세대의 당당한 태도를 못마땅해하는 등의 감정 분출에 열 올리기보다는 현실적인 배움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을 연습해야 한다. MZ세대는 불합리함을 필터링 없이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한 번 정도 떠올려 보면 어떨까? 그러면 상대방도 당신의 당당함을 조금은 더 쿨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요즈음 지도자가 각계각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자리임에도 그렇지 못한 지도자라면 깊이 있고 활발한 소통문화 형성에 실패함은 물론 그 한 사람의 독단적인 태도로 모든 걸 결정해야 하는 위험성에 지도자의 덕목인 ‘공감’이라는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기성세대와 MZ세대도 각자의 가치와 경험을 존중하며 상호 협력하고 이해하면서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로 대화와 소통의 기회를 만들어 나가면 우리의 정서와 체질에 맞는 새로운 공감·소통문화가 갑진년(甲辰年)에는 청룡의 기운으로 정착되길 소망한다.

 

김철홍 자유기고가(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