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상보다 현실… 中企 수출·내수 불균형 해결해야
정부 전략, 국내사 수출 유도에 집중… 내수 산업 지원 형평성 부족
2025-02-13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실적이 개선돼 성장세를 탔지만, 내수 시장의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중소기업 수출 감소 추세가 2023년 8월부터 전년 대비 증가추세로 전환했다. 중기부는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은 전년대비 2.3% 감소한 111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1년 1100억달러를 최초로 돌파한 이후 3년 연속 1100억달러 수출실적을 유지했다. 중기부 측은 “지난해 8월부터 수출 실적이 증가추세로 전환해 하반기 수출이 반등했으며 전체 중소기업 수출 감소폭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수치로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수출 지표는 확연히 개선됐다. 수출 중소기업 수는 9만4635개사로, 전년(9만2448개사) 대비 2.4% 증가했다. 신규 수출기업수는 전년대비 6.0% 증가했고 수출 중단기업은 1.9% 감소했다. 이번 실적은 수출국 다변화에 노력을 기울였던 중기부의 공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기부는 중국에서 화장품 등 품목의 수출이 부진한 것을 인지하고, 해외 판로 확대에 적극 나섰다. 그 결과 수출액 상위 10대 품목 중 1위인 화장품(+20.2%)과 2위인 자동차(+57.4%)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수출 실적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그리고 있지만 정작 내수 산업은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06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2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2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전월대비 2.1포인트 하락한 75.4로 나타났다. 9월(83.7)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기준치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특히 내수판매는 지난달 77.1에서 74.7로 감소하면서, 전체 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정부가 최근 수출 기반 기업에 지원을 집중 투자하며 기업들의 수출 참여를 유도하는 가운데, 정작 내수 기반 기업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지원이 소홀하단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초 중기부는 중소기업 수출지원에 지난해보다 6.6% 증가한 2292억원을 투입했다. 수출 마케팅, 글로벌 현지 진출, 중소기업 특화 프로젝트 등 9개 지원 사업으로 구성해 새로운 국가에 진출하는 기업을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품목은 화장품, 식품, 의류, 생활용품, 의약품 등 중소기업형 5대 소비재다. 이를 한류콘텐츠·수출박람회와 융합해 집중 홍보하겠단 내용이다. 다만 이는 침체된 내수 시장을 수출로 유도하겠단 방안으로, 결국 수출 없이 내수에만 집중하는 기업은 혜택을 보기 어렵단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복제약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중소 제약사와 중국 기업과 단가 경쟁에서 밀리는 경공업 제조사들은 수출로 활로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D제약사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 대한 정부 투자는 늘고 있지만, 복제약 산업은 약가연동제 등으로 제조사의 부담만 커지는 실정이다. 복제약 산업이 인력 부족, 제조단가 상승 등을 이유로 폐업한다면, 그 자리는 외국 기업이 메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