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공약 비교] 여야 '최전선' 부상한 저출생…"육아휴직급여 확대" vs "출생기본소득"

국민의힘, 육아휴직급여 확대…150만→210만원 인상 민주, 8~17세 자녀 1인당 월 20만원 아동수당 지급

2024-02-13     문장원 기자
지난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여야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치열한 정책 공약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양당은 새해 제1호 공약으로 나란히 '저출생 대책'을 내놓았다. 그만큼 그간의 저출생 대책으로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극복이 요원하다는 위기감을 바탕으로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야 모두 단기적인 미봉책에 머물며 저출생의 근본적인 원인은 비껴갔다는 비판도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달 18일 같은 날 동시에 '저출생 총선 공약'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정책 대전'의 포문을 열었다. 양당은 육아휴직 자동 개시나 저출생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컨트롤타워로 인구부 신설 등과 같은 공통의 공약을 내세우면서도, 각론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일‧가족'에 방점을 찍고 주로 노동 현장의 육아휴직 기간과 육아휴직 급여를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구체적으로는 유급 배우자 출산 휴가(아빠 휴가)를 1개월로 의무화하고,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즉시 자동 개시되도록 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또 육아휴직 급여도 현행 150만원에서 최대 210만원까지 인상하고 사후지급금을 즉각 폐지하는 방안도 담았다. 중소기업의 대체 인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대체 인력으로 채용된 노동자에게 '채움인재'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육아휴직 대체인력지원금을 현행 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2배 인상하기로 했다. 경력단절자·중고령은퇴자를 대체인력으로 채용하면 지원금을 240만원까지 인상한다.

다만 실제 노동 현장에서 육아휴직 자체를 사용하는 비율이 낮고 그나마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정규직 노동자에게만 혜택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지난 2021년 발표한 '2020년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도 육아휴직을 '전혀 활용할 수 없다'는 이유 가운데 '사용할 수 없는 직장 분위기나 문화'를 꼽은 응답자가 49.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민주당의 저출생 공약 대부분도 재정 지원 중심에 머물러 있다. 민주당은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을 대출해 주고, 출생 자녀 수에 따라 원리금을 차등 감면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첫 자녀를 낳으면 대출을 전액 무이자로 전환해주고, 둘째를 낳으면 원금 50% 감면, 셋째를 낳으면 원금 전액 감면을 해준다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8세부터 17세까지 자녀 1인당 월 20만원씩의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우리아이 키움카드', 출생부터 고교 졸업까지 매월 10만원을 정부가 펀드 계좌에 입금하는 '우리아이 자립펀드'도 제시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2자녀 출산 가구에는 80㎡(24평) 주택을, 3자녀 출산 때는 110㎡(33평) 주택을 공공분양·공공임대 방식으로 제공하는 '우리아이 보듬주택' 정책의 도입이다. 신혼부부 주거 지원 대상은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는 지난 1월 3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편적 출생 지원 원칙에 기초한 '분할목돈지원 방식'의 '출생기본소득' 지급을 제안했다. 현행 시행되는 아동수당처럼 출생아에게 지원금을 주되, 범위와 규모를 점차 확대하는 구상이다.

민주당은 이러한 총선 공약 추진에 연간 28조원이 든다고 추산했다. 주택 정책 4조원, 결혼·출산지원금 5조원, 우리아이 키움카드와 자립펀드 18조원 등이다.

문제는 역시 재원 마련 방안이다. 참여연대는 "이번 대책에 수반되는 상당한 재원 방안을 덧붙이지 않고 있다"며 "양당이 내놓은 저출생 대책은 헛공약에 그칠 우려가 크다. 국가소멸이 우려되는 실제하는 위기 앞에 공허한 계획을 나열할 게 아니라면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저출생을 심화시키는 핵심 원인은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 기후 위기, 사교육, 지역 격차 등 삶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회구조에 있다"며 "출산과 양육 중심의 단편적 접근에서 벗어나 시간 보장, 돌봄 노동에 대한 존중과 사회적 인정, 공공인프라 확충 등과 같은 다차원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