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효과’ 비트코인 전고점 경신 행진

26개월 만에 개당 5만달러 돌파 공급 반감·주식시장 활성화 영향

2024-02-13     최재원 기자
가상화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26개월 만에 5만달러선을 돌파했다.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잠시 4만달러 아래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치고 올라온 것이다.

13일(한국시간)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65% 상승한 5만24달러(6663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5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10일 SEC의 ETF 승인 이후 4만9000달러선을 넘었다가 차익실현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매도로 4만달러 아래까지 급락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며 한달만에 4만9000달러에 오른 데 이어 5만달러도 돌파했다.

최근 상승세는 지난달 승인된 현물 ETF를 통해 매수세가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비트코인 ETF가 승인되며 개인은 물론 그간 비트코인 투자에 제한이 있던 기관도 투자가 가능해졌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기관 투자자들이 유입되며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또한 기관투자가 확대되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의 신뢰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현물 ETF 승인 이후 기존 28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펀드를 현물 ETF로 전환한 그레이스케일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출됐지만, 이제 그 매도세가 크게 줄어들고 ETF에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즈 연구 책임자 제임스 버터필은 “지난 한 주간 11억달러, ETF 출시 이후 28억달러의 순유입이 발생하는 등 현물 비트코인 ETF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일에만 ETF가 1만2000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이며 하루 평균 약 900개의 신규 비트코인 생성 속도를 크게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앞두고 있고, 지난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50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활성화한 점 등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로 주어지는 공급량이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시기로, 그간 3차례 반감기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를 경신하면서 투자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은 반감기가 오는 4∼5월 중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 감소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버터필 책임자는 “중국이 보다 완화된 통화 정책을 채택하면서 비트코인과 주식을 중심으로 자산 구매가 증가하는 등 여러 요인이 시장 역동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총 2위 이더리움의 가격도 1.83% 오른 2576달러(343만원)를 나타냈다.

이더리움의 경우 현재 7개 상품이 SEC에 ETF 승인을 신청한 상태이며, 오는 5월경 일부 상품의 승인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5월 23일 이더리움의 ETF 승인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