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사고 막을 사람 나밖에 없다
매일일보 | 오늘도 포크레인 송기사는 노사장의 지시대로 잡자재를 옮겼다. 마감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한 개라도 더 빨리 옮기고 몇 분이라도 일찍 끝내고 싶었다. 노사장은 우측에 서서 좌측으로 옮기도록 수신호를 하였다. 그러나 송기사는 순간적으로 착각하고 우측으로 돌려 노사장의 두 다리를 동강내고 말았다.
병원으로 옮기는 중 참을수 없는 통증을 느끼면서도 “송기사를 원망하지 말아요!”가족에게 부탁하면서 세상을 떠났다.
필자가 1998년에 펴낸 우리집 안전박사의 한 구절이다.
현장에서 일하다보면 사장도, 팀장도, 근로자도 순간적 실수로 안전사고를 당하게 된다.
국가는 국가대로 회사(고용주)는 회사대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안전교육도 하고 안전시설도 갖추고 안전관리원도 있지만 사고는 순간적 또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안전을 강조한 날도 사고는 난다.
현장마다 근로자들이 위험요소를 사전에 찾아 제거하고 위험한 기계나 장비를 사용할 때는 5초내 판단하고 10초내 대처해야 함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일해야 함에도 순간적으로 실수 할 때가 있다.
근로자와 고용주 같이 노력하지 않는 한 안전사고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이 40년 경험을 통한 결론이다. 필자는 안전사고를 막아보려고 ‘안전박사’라는 책을 출간하여 보급하기도 했다.
안전사고를 막는 한 방법으로 집에서 아침에 출근하는 가장에게 바가지(잔소리) 긁으면 안 된다는 내조자가 해야 할 일도 강조해 보았다.
기분이 상해서 출근한 날 안전사고율이 더 높다는 사실을 가족들도 알고 함께 사고 막는 일에 신경 써야 한다.
고용주(사주)가 더욱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회사의 안전을 위해서도 안전대책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회는 사고가 날 때마다 강력한 법을 만들어 처벌하려 한다. 안전은 안전할 때 모두가 사고예방에 나서야 한다. 다치고 싶어 다친 사람은 하나도 없다. 회사도 사고 나면 막대한 피해가 있으니 사고 나도록 내버려 둘 경영자는 없다.
순간의 방심이나 돌발사태로 발생하는 사고는 당사자와 가족과 회사와 국가가 모두 나서서 빈틈없이 준비하고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작업 시에는 딴 생각 하지 말고 끝날 때까지 긴장을 유지하여 안전사고를 막도록 해야 한다.
안전사고는 내가 막는 것이다. 회사나 국가는 조력자일 뿐이다.
이은구 (주)신이랜드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