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병수·김태호 이어 조해진도 '험지 출마'…여야 접전지 '낙동강 벨트' 뜨겁다
조 의원, 당 험지 출마 요청에 지역구 변경 결단 서병수 부산 북강서갑·김태호 경남 양산을 출마
2024-02-13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당이 4·10 총선을 겨냥해 중진 인사들을 잇따라 '낙동강 벨트' 지역에 배치, 승기를 잡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5선 서병수(부산진갑) 의원이 부산 북·강서갑에, 3선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이 경남 양산을에 도전장을 냈고, 3선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도 김해을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기로 했다. 낙동강 벨트 지역은 영남이지만 상대적으로 야당이 우세한 곳인 만큼 해당 지역구를 탈환하기 위한 여야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조 의원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공천관리위원회 요청을 수용해 지역구를 바꿔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날 "당이 김해을에 출마해서 현역 민주당 국회의원을 물리치고 의원직을 확보할 것을 희망했고, 숙고 끝에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며 "반드시 승리해 김해의 승리가 전국의 승리가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경남 김해을은 국민의힘이 탈환을 노리는 '낙동강 벨트' 지역구 중 하나다. 낙동강 벨트는 부산 북·강서구와 사상구·사하구, 경남 김해시·양산시 등 낙동강을 끼고 있는 9개 선거구를 말한다. 해당 지역구 현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정호 의원이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3선을 역임한 조 의원은 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들인 것에 대해 "피와 땀, 눈물로 일으킨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쳐서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며 "당이 저 같은 사람에게 현역 민주당 의원 지역에 출마를 요청한 것은 이러한 절박함, 절실함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당 중진인 서병수·김태호 의원 등에 험지 출마를 요청한 바 있다. 이들은 당 요청을 받아들여 모두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기로 했다. 부산시장 출신으로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인 해운대를 떠나 김영춘 민주당 의원을 꺾었던 서 의원은 이번에 전재수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다시 한번 민주당 지역 탈환에 나선다. 김 의원은 경남 양산을 현역인 김두관 민주당 의원과 '전직 경남도지사' 간 대결이 예상된다. 여당이 낙동강 벨트에 중진 의원을 전진 배치하는 이유는 이 지역이 다른 영남 지역과 달리 야권이 선전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야당 강세 지역이 된 배경에는 민주당 출신 두 전직 대통령과 연관이 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16대 총선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출마해 낙선한 곳이 부산 북·강서을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19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에 출마, 당선됐다.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김해), 평산마을(양산)도 모두 낙동강 벨트에 해당한다. 특히 야당에 비해 수도권 탈환에 불리하다는 점도 여당이 낙동강 벨트에 주력하는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된다. 조 의원도 "당에서 PK(부산·울산·경남) 중진들이 민주당 의원 지역에 가서 승부하면 승산이 있다고 분석한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지역구를 떠난 중진들의 전략 공천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불거진 내부 반발은 여당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의원의 양산을 출마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지역구 당원들은 지난 7일 양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원 여론을 무시한 전략 공천 논의를 즉각 철회하고, 당원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공정한 경선 과정을 준수해 후보를 선출할 것을 약속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