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중국 초저가 공습에…국내 유통街, 대전환 기조 꿈틀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구액…절반 ‘중국’ 차지 韓, 명품 강화·가품 방지 시스템 구축 등 꾀해

2025-02-14     민경식 기자
지난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초저가로 무장한 중국 이커머스 업체가 국내에서 덩치를 키우자 유통업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경제가 주춤한 데 더해, 국내 온라인 시장까지 성장 정체기에 돌입한 만큼, 국내 업체는 대책 수립에 나서는 분위기다.

14일 통계청의 ‘2023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8.3% 상승한 227조3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온라인 거래액 성장에도 증가폭은 2021년(20.2%), 2022년(10.3%) 등으로 매년 떨어지고 있다. 2021년(20.2%), 2022년(10.3%)과 비교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고공성장을 이어온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른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우려가 커졌다.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직구액)은 전년 대비 26.9% 신장한 6조756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체 직구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늘어난 중국의 영향력이 괄목할 만하다. 중국은 3조2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2% 치솟았다. 사상 처음으로 미국(1조8574억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 애플리케이션(앱)의 신규 설치 건수는 222만1981건으로 전체 앱 중 1위에 올랐다. 출시 후 6개월간 누적 설치 건수는 895만8586건으로 확인됐다. 동기간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의 설치 건수도 437만1211건을 파악됐다. 중국 앱의 실제 사용자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각각 459만1049명으로 560만9405명을 나타냈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가성비 쇼핑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고 있는 중국 플랫폼의 몸집이 커질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 이커머스의 공격적인 사세 확장으로 국내 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짐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업체는 자체적으로 초저가 전문관을 운영하는 한편, 유수 명품 플랫폼과의 제휴 등을 통해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직구·역직구 서비스를 지속 개선하는가 하면, 가품 유통을 막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이커머스까지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고심이 커지는 분위기”라며 “중국 기업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