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없다"…美 심사만 남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EU 벽 넘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마지막 변수는 美 당국 대한항공 "美 심사 긍정적 결과 기대…상반기 심사 결과 예상"

2024-02-14     박지성 기자
인천국제공항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유럽연합(EU)의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메가 케리어(초대형 항공사)' 출범이 현실화 되고 있다. 아직 두 항공사의 합병까진 마지막 관문인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가 남아있지만 대한항공은 미국과 적극 협조해 실패 없이 아시아나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EU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로써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13개국에서 승인을 완료하게 됐다. EU의 심사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EU가 지난해 5월 합병 시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표하며 승인을 보류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EU 심사 문턱을 넘기 위해 아시아나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화물사업 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이 가결됐고 대한항공은 지난달 초 집행위에 화물사업 매각을 골자로 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더불어 유럽 4개 도시 노선(바르셀로나·로마·파리·프랑크푸르트)의 운수권 및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일부 이전 등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할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이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취합 및 마켓 테스트 등을 거쳐 결국 EU의 승인이 이뤄졌다. 따라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은 미국 심사만 남겨두게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EU 못지않게 강경한 입장을 내비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한항공은 뉴욕과 로스엔젤레스(LA), 시애틀, 호놀룰루, 샌프란시스코 등 5개 노선에 대한 독과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DOJ)에 합병 승인을 요청하기 위해 대체 항공사로 에어프레미아를 내세울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미국 법원은 저비용항공사(LCC) 제트블루가 스피릿항공을 인수·합병하는 것에 대해 고객들에게 피해를 줄 수있다고 판단해 합병을 불허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과 미국 노선을 공동 운항 중인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노선 경쟁력 약화 등을 이유로 양사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EU와 마찬가지로 아시아나 화물기 사업 분리 매각을 통해  미국 경쟁당국의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여객부문은 아시아나가 운항하고있는 LA, 뉴욕, 하와이 노선에 국내 항공사가 진입했으며, 잔여 2개노선도 진입 예정이기에 경쟁환경이 복원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비쳤다. 대한항공은 이번 EU 경쟁당국의 승인을 기점으로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미국 심사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오는 6월말경 심사 절차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