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우리 실적감소에도 KB ‘나홀로 성장’

금융지주 실적 순위, KB금융이 1위 탈환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서 '희비' 갈려

2025-02-15     최재원 기자
KB금융이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실적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KB금융이 유일하게 큰 폭 성장하며 다른 지주사들과 희비가 갈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은 총 14조9682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최대실적 행진을 이어가던 지난 2022년 15조5309억원(새 국제회계기준 소급 적용) 대비 3.62%(5627억원) 줄어든 규모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방안 동참, 대손충당금 전입액 확대 등으로 순이익이 다소 후퇴했다. 신한금융은 4조3680억원, 하나금융은 3조4516억원으로 전년보다 6.4%, 3.3% 각각 줄었다. 이중 신한금융은 상생금융 지원 비용과 대체투자 자산 평가손실,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거액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신한금융은 이자이익(10조8179억원)이 전년보다 2.1% 늘었다. 연간 순이자마진(NIM)의 경우 그룹(1.97%)은 1년 사이 0.01%p 높아졌지만 은행(1.62%)은 반대로 0.01%p 떨어졌으며 비이자이익(3조4295억원)은 51%나 불었다. 하나금융의 경우 이자 이익과 수수료 이익을 합한 그룹의 핵심 이익은 10조7493억원으로 전년 대비 0.36%(387억원) 증가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3709억원의 충당금을 대규모로 적립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사이에서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지난해 실적에서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2조5167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9.9% 축소됐다. 순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 우리은행(2조5159억원)의 실적이 전년보다 13% 감소한 가운데 우리카드‧우리금융캐피탈도 전년대비 45.3%‧30.1% 순이익이 줄면서 부진했다.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9%로 현재는 비은행 강화를 위해 증권사 등의 인수합병(M&A)을 강조하는 중이다. 반면 KB금융은 오히려 실적 증가세를 보이면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K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6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조1530억원)보다 11.5% 늘어난 것이며 기존 최대였던 2021년(4조4095억원)보다도 5% 많은 기록이다. 이에 관해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그룹의 주요 부문이 고른 수익 창출력을 이어간 결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역대 최고 수준인 17.8%를 기록했다”며 “반대로 전사적 비용 효율성 개선 노력의 결실로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역대 최저인 41%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증권과 보험을 비롯한 비은행 부문이 KB금융의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금융지주는 보험업 계열사가 상대적으로 약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 금융투자 부문이 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 비은행 계열사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1조3704억원으로, 그룹 순이익 중 비은행이 34%의 비중을 차지했다. KB증권(3896억원), KB라이프(2562억원), KB손해보험(7529억원)은 각각 107.5%, 88.7%, 35.1%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