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슈퍼볼 우승 축하 행사서 총격으로 22명 사상···바이든, '총기 규제' 촉구
현재까지 1명 사망·21명 부상 용의자 3명 체포···동기 조사 중
2025-02-15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미국프로풋볼(NFL) 캔자스시티 치프스 슈퍼볼 우승 축하 퍼레이드 도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2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정신이 다쳤다"며 총기 규제를 촉구했다.
14일(현지시간) 미 캔자스시티 경찰국(KCPD)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유니언역 앞에서 슈퍼볼 우승 축하 퍼레이드와 무대 행사가 끝난 직후 행사장의 서쪽 주차장 건물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해 지금까지 1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다쳤다. 캔자스시티 소방 당국은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상자는 7명, 경상자는 6명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어린이 9명이 총에 맞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KCPD는 이날 유니언역 앞에서 퍼레이드와 무대 행사가 끝난 직후 행사장 서쪽 주차장 인근에서 총성이 울렸다고 사건 당시 상황을 전했다. 퍼레이드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팀 선수들이 무대에 올라 진행한 행사가 끝난 뒤 팬들이 사인을 받기 위해 선수들을 따라 역 건물 안으로 들어가던 중 큰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지역 방송 KMBC에 말했다. 테이시 그레이브스 켄자스시티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용의자 3명을 체포했고 무기는 모두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들의 구체적인 동선과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인 유니언역 일대엔 800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돼 있었지만, 총기 범죄를 막지는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슈퍼볼은 미국을 가장 많이 단결시켜주는 행사"라며 "오늘 캔자스시티에서 기쁨이 비극으로 바뀌면서 미국의 정신이 심하게 다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벌어진 일 때문에 뭔가를 느끼고 충격받고 부끄러워하면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뭘 기다리고 뭘 더 봐야 하고 얼마나 많은 가족이 파괴돼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돌격소총 금지 △대용량 탄창 제한 △총기 소지자에 대한 신원조회 강화 △총기 소유나 취급 권한 축소를 연방 의회에 요구하는 데 연대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NFL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슈퍼볼 우승을 축하하는 대규모 퍼레이드에는 총 10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운집한 것으로 시 당국은 추정했다. 이 자리에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남자친구로 유명한 트래비스 켈시 등 주요 선수들도 대부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장에 있던 소속 선수들과 코치, 스태프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2년 연속 슈퍼볼 정상에 오른 캔자스시티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팬들과 선수들은 예견치 못한 비극으로 슬픔에 잠겼다. 캔자스시티 쿼터백으로 슈퍼볼 MVP에 오른 패트릭 마홈스는 SNS에 "캔자스시티를 위해 기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