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보다 비싼’ 특례보금자리론 상환행렬
일반 주담대 금리 3%대인데 특례보금자리론 4%대 “향후 시장금리 더 내려갈 경우 갈아타기 활발할 듯”
2024-02-18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역전하면서 환승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 주담대 금리가 3%대까지 내려오면서 4%대 고정금리 정책 금융 상품의 메리트가 떨어진 영향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특례보금자리론을 중도 상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반 주담대 금리가 정책대출 금리보다 낮아지면서 당분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이자가 싼 곳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며 “향후 시장금리가 더 내려가면 이런 현상이 더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중도 상환액은 947억원(511건)으로 집계됐다. 중도 상환액은 지난해 6월 기준 267억원(116건)을 시작으로 △7월 349억원(150건) △8월 533억원(251건) △9월 555억원(270건) 등 증가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795억원(377건), 11월 839억원(433건) 등으로 증가폭을 키웠다. 최장 50년 동한 분할 상환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 당시 일반 주담대 금리(5%대)에 비해 금리 매력이 높았지만 최근 금리가 역전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지난해 1월 출시 직후 일반형이 4.15~4.45%, 우대형이 4.05~4.35%로 각각 책정됐었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 말 변동형 기준 최저 3% 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특례보금자리론’은 정부가 금리인상기에 차주들의 금리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1년간 한시적으로 공급했다. 당초 목표액(39조6000억원)을 초과한 43조원이 공급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촉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소득과 관계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최대 5억원을 빌려준다는 점에서 신청이 몰렸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금리 비교와 비대면 갈아타기가 불가능하고 은행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지만, 중도상환수수료는 조건 없이 면제된다. 특례보금자리론 월간 유효 신청 금액은 지난해 9월 5조1176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한 뒤 10월 1조1663억원, 11월 1조79억원 등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3395억원까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