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수출 회복, IT제품이 주도…과거같은 흑자는 어렵다”

무협, ‘對중국 무역수지 적자원인 진단‧평가’ 보고서 양극재 등 수입 증가. 韓 상품경쟁력 동반 하락

2024-02-18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회복에 따라 최근 부진했던 대중(對中) 수출이 올해 상당 폭의 개선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 상품의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변화에 따라 과거처럼 일방적인 대규모 무역흑자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8일 이같은 전망을 담은 '최근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 진단과 평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최근 대중 수출 부진은 주력인 반도체를 포함한 IT 상품 수출 부진 여파다. 중국의 IT 수요 회복이 전체 대중 수출의 뚜렷한 회복세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IT 수요 회복 속도(9.3%)가 글로벌 IT 수요 회복세(6.8%)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지난해 대중 수출액이 큰 폭으로 줄어든 반도체·컴퓨터·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가전 5대 IT 품목의 수출이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310억달러 감소했다. IT 품목의 수출 감소액만 198억달러로 전체 수출 감소액의 64%를 차지했다. 지난해 대중국 무역수지는 18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중 수교 31년 만에 첫 적자다. 다만 IT 품목의 수출 반등과 무역수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최근 양극재, 리튬이온배터리, 전기차 등 전기 동력화 품목의 수입 증가 및 무역수지 악화가 두드러져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대중국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전기 동력화 품목의 대중 무역수지 감소 폭은 매년 크게 확대해 왔다. 2020년 –40억불에서 지난해 –164억불을 나타냈다. 한국제품 경쟁력 약화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주요 수입국을 대상으로 불변시장점유율(CMS)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 요인은 △상품구성 약화(37.9%) △경쟁력 약화(31.9%) △중국의 수요 감소(30.1%) 순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우리나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6.3%로 전년의 7.4%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2년 한중 수교 이듬해인 1993년(5.2%)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우종 무협 연구위원은 "최근 전기 동력화 품목 수입 증가 속도, 중국 내 한국제품 점유율 하락, 핵심 원료 수입 의존도 증가, 중국의 자급률 확대는 향후 대중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회복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최대 수출시장인 만큼 현지 소비 동향 및 수입구조 변화 예측과 이에 따른 우리 수출 구조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며 "배터리 원료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입선 다양화, 국산화 등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