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정체된 한국 가곡계에 신선한 바람" 악보집 『꿈에서 데려온 노래』
- 지난밤 꿈 속에 들려온 선율로 지어진 감미로운 멜로디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이 악보집 『꿈에서 데려온 노래』는 작곡가 장동인이 10년 가까이 가곡 창작 활동에 힘써온 노력의 결실로 탄생한 첫 노래곡집이다. 이 책은 시에 담긴 순간의 묘사와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끊임없이 이어온 그의 음악적 여정과 업적을 담아낸 결정체로, 정체된 한국 가곡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악보집에는 그의 독창 악보 29곡과 합창&중창 악보 6곡이 수록돼 있으며, 모든 곡의 연주 영상은 악보와 함께 실린 QR코드로 감상할 수 있다.
그중에서 특히 서울 그랜드 합창단 창작곡 부문에서 수상한 다이어트에 관한 재치 있는 노래 ‘먹고 또 먹고’, 그의 국악 크로스오버 디지털 싱글 앨범 ‘연자’에 수록된 ‘님의 말슴’과 ‘갈까부다’, 뮤직비디오와 함께 음원으로 발매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서영순 작시의 ‘아름다운 이 밤’, 이현경 작시의 ‘속삭임이 날아갔네’, 공한수 작시의 ‘봄이왔네’, 당진에서 열린 한국가곡 대축제 콩쿠르에서 입상한 조재선 작시의 ‘잔설’ 등이 관심을 끈다.
그의 음악들은 여러 조성을 유연하게 이리저리 넘나드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마치 꿈 속을 헤메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지난밤 간간이 들려온 선율들을 악보로 받아 적고 앞과 뒤에 살을 붙여가며 한 곡으로 완성해 나가는 그의 작업 과정에서 묻어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는 꿈에 대해 또 다른 설명을 한다. 우리의 몸에는 자가 치유 기능이 있는데 피부에 상처가 나면 딱지가 앉으면서 아물 듯이 우리가 낮 동안 겪은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는 잠을 자는 동안 꿈을 헤메이는 과정을 겪으면서 치유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꿈을 꾸는 순간 만큼은 한없이 자유롭고 포근합니다. 꿈에서 데려온 저의 노래들이 정신적 피로에 지친 여러분의 마음을 위로하고 감싸드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성악 작품에서 피아노의 역할이다. 이는 그가 피아니스트로써도 활동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그가 작곡한 피아노 파트는 성악 파트 못지않게 힘 있고 화려하며, 극적이다. 예를 들어 ‘속삭임이 날아갔네’의 전주에서는 끊임없이 교차하는 왼손과 오른손의 싱코페이션 음형으로 어디로 갈지 모르는 감정의 흐름같이 미묘한 화성 진행을 담아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그려냈다. 간주에서는 위아래로 흐르는 급격한 분산화음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겪게 되는 사랑의 굴곡을 표현해냈다. 이처럼 그의 성악 작품에서 피아노의 역할은 노래를 보조하기 위한 수단, 혹은 도구라는 반주적 개념을 뛰어넘어 직접적으로 시를 묘사하는 주체로서 끌어올려졌다.
오는 3월 23일(토) 오후 6시에는 그의 첫 악보집 ‘꿈에서 데려온 노래’ 출판을 기념하는 토크 콘서트가 압구정에 위치한 아이러브 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작품 연주와 더불어 청중들과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작품에 얽힌 에피소드나 음악 세계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마련된 자리다.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고 노래도 선보일 바리톤 김우주, 그리고 소프라노 임청화, 소프라노 최예슬, 소프라노 라하영, 테너 강신주, 테너 타피에브 누르카낫, 어린이 성악가 정승민, 시낭송에 시인 전하나, 플룻 윤승호, 바이올린 원훈기, 첼로 윤석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및 연주자들이 출연한다.
저자는 “작곡가로써 작품을 선보이는 순간은 마치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하는 듯한 설렘과 떨림이 함께하는 순간”이라며 “저의 작품들이 여러분의 마음을 열고 새로운 감동과 울림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