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놓고 '균열' 조짐…전략공천·사천 등 뇌관
여야, 지역구 후보자 결정 과정서 곳곳 잡음 국힘, 공천 결과 반발…민주, 이재명 '사천' 논란
2024-02-19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여야 공천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내부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만희·조해진 의원 등 공천 결과를 놓고 해당 지역구 예비 후보자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사천(私薦)'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양당 모두 공천을 마무리해야 할 지역구가 상당수 남아 있는 만큼 향후 당내 불만은 증폭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경북 영천·청도 지역 공천 신청자들은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만희 의원을 단수 공천하자 이에 반발, 지난 18일 이의 신청을 냈다. 김경원·김장주·이승록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공동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고 "이만희 의원은 2022년 8대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비례후보를 지역사무소에 근무한 전·현직 남녀 직원 2명을 추천함으로써 지역 정치인과 시민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은 바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공천이 곧 당선인 이 지역에서 굳이 면접 다음날 단수로 발표한 것은 지역 민심을 무시한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며 "단수 공천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해을에 우선추천(전략공천)이 결정된 조 의원에 대해서도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공천관리위원회 요청을 수용해 기존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지역구를 바꿔 출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해을 지역 시도의원들은 조 의원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지난 14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조 의원이 출마하는 것은 56만여 김해 시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대하기도 했다. 당이 험지 출마를 요청한 김태호 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 의원이 경남 양산을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기로 하자 해당 지역구 당원들은 지난 7일 양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원 여론을 무시한 전략 공천 논의를 즉각 철회하고, 당원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공정한 경선 과정을 준수해 후보를 선출할 것을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공천 결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전부터 '사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표 측근 인사들이 '양지 출마' 혹은 기존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지역구를 중심으로 출마를 준비한다고 알려지면서다. 당 대표 특별보좌역과 성남시, 경기도 라인 등이 이른바 '찐명(진짜 친이재명)'계에 속한다. 안태준 전 경기주택도시공사 부사장은 임종성 의원이 불출마한 경기 광주을에 출사표를 냈다.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는 탈당한 이원욱 의원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 박균택 변호사는 민주당 텃밭인 광주 광산갑에 도전장을 냈다. 성남시·경기도 라인 인사들은 다수 양지로 출마 선언을 했다. 경기도 청년비서관 출신 모경종 당대표실 차장은 비명(비이재명)계 신동근 의원 지역구인 인천 서구을로 가닥을 잡았다. 당 공관위가 아닌 이 대표 참모들이 다수 비공식 회의체에서 공천을 논의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밀실 공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일부 지역구에서 홍영표(인천 부평을) 의원을 비롯한 친문(친문재인) 현역이 다수 제외된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가 실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명계를 중심으로 반발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간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 등 내부 갈등이 이어진 만큼 공천을 계기로 당내 계파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여야 모두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고 있지만, 공천 초기부터 내부 반발이 이어지면서 공정성 시비는 불가피해 보인다. 본격적인 공천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양당 모두 사천 논란, 전략 공천 등 불만이 증폭되면서 향후 현역 의원 컷오프가 본격화할 경우 당내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