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發 ‘일본식 증시부양책’에 쏠리는 눈
26일, 日 벤치마킹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단기 투심은 자극...“저 PBR株 옥석가려야"
2025-02-19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정부가 오는 26일 기업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다. 미국 등 주요국 증시 대비 저평가된 국내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취지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뼈대는 기업이 스스로 장단기 목표를 설정해 이행계획을 마련하는 일본의 증시부양 정책이다. 지난해 3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 기업을 대상으로 자본 효율성 개선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저PBR 종목의 주주환원정책을 이끌어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부가 직접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적극 나서겠다는 시그널 만으로도 투심을 자극, 일정 수준의 ‘주가 부양’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대비 지난 16일 종가까지 코스피 시장 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종목 529개 중 주가 등락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종목의 수는 360개였다. PBR이 1배에 미치지 못하는 코스피 상장 종목 가운데 주가 상승세를 탄 종목의 비중이 68.05%에 달했던 것이다. 국내 증권가에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될 예정인 오는 26일까지 저 PBR주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가 재확인되며 저 PBR주의 상승세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코스피를 단숨에 2600대로 올려놓았고, 외국인 투자자의 공격적인 순매수가 확인 중”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저 PBR주가 테마화되면서 ‘옥석 가리기’에 대한 필요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주주환원이 확대되고 지배 구조 개선이 장기적으로 지속됨으로써 실제 정책 개선의 수혜를 받을 수 있을 종목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 PBR주 중에서도 주주 가치 제고에 기업 정책을 집중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기대되거나 배당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익 창출 능력이 유효한 업종과 종목으로 슬림화 될 전망”이라며 “단기 과열과 급등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는 매물 소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기 위해선 ‘현금 체력’ 확보가 우선인 만큼,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FCF)을 중심으로 저 PBR주를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수출에 의존한 한국 경제의 특징상 저 PBR 우량주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위해선 수출 회복 등 실적 개선이 필수적 조건이란 분석도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먼저 시작한 일본과 단순 비교 시 국내 저 PBR 테마는 정책 기대감으로 오를 수 있는 상승분을 초과 달성했다”며 “저 PBR 중심 증시 부양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책을 부스터 할 수 있는 매크로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기업의 효율적인 자산 배분을 유도할 수 있는 건 장기 업황 성장성”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