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 대출 금리 10년 만에 최고

금리 평균 연 5.31%...2013년 이후 가장 높아 “정책 전환 시 기업 대출 증가세 둔화 예상”

2024-02-20     이재형 기자
시중은행의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회사채 발행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예금은행 대출로 몰린 것으로 관측된다.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기업대출 금리는 10년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예금은행의 기업 대출금리(잔액 기준)는 연 5.31%로 2013년 1월(5.41%) 이후 10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2021년 2.7%대 후반까지 내려간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같은 시점(5.13%)과 대비해 0.18%포인트 올랐다.

대기업 대출이 5.13%로 10년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2021년 2.6%대로 저점을 찍고 계속 오르는 중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5.36%로 나타났다. 역시 2021년 2%대로 바닥을 찍고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대출 금리 상승은 고금리 기조에 회사들이 회사채 발행보다 은행 대출에 더 의존했던 영향이다.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대출 금리가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도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업계 의견이 나온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비교적 리스크 부담이 적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을 늘렸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대기업 대출잔액은 로 139조3079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27% 가량 늘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대기업 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31.5%증가한 25조840억원으로 4대 은해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후 △국민은행 38조5000억원(+30.1%) △신한은행 30조7000억원(+25.8%) △우리은행 45조239억원(+22.8%) 등의 순을 보였다.

다만 향후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면 이같은 상황이 다소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증권가에서 나온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의 금리수준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회사채 시장이 정상화하면서 은행의 대기업 대출 증가세 둔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NH농협은행을 포함한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67조3139억원으로 1년 새 63조6393억원 증가했다. 이에따라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도 함께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2022년 0.23%에서 2023년 0.29%로 0.06%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0.23%에서 0.24%로, 신한은행 0.23%에서 0.27%, 국민은행 0.12%에서 0.19%로 각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