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익성 확인” 식품업계, 현지에 앞다퉈 굴뚝 세워
원재료 조달‧유통 효율화‧현지 피드백 수용 등 이점 더 커 타 국가 진출 교두보 역할도…해외 수익 비중, 국내 앞서
2024-02-20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국내 식품업체가 단순 수출을 넘어, 해외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나섰다.
정체된 내수 시장에서의 수익성을 뚫어줄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에서, 해외 대규모 생산거점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근방 타 국가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간 식품업계는 글로벌 유수 기업과 협업체계 구축, 법인 설립 등 현지 직생산을 위한 토대 마련에 힘써왔다. 최근 들어선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자본적 투입을 늘리는 것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전체 수익 중 해외 비중을 국내 보다 더 높이는 데 전사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식품기업은 단순 수출 확대를 넘어 현지 생산 거점 구축, 진출 국가를 교두보로 한 개척지역 확대 등에 고삐를 죄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롯데 빼빼로 브랜드의 첫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인도를 낙점했다. 인도 현지 법인인 ‘롯데 인디아’의 하리아나 공장에 빼빼로 현지 생산을 위한 21억루피(한화 약 330억원)의 신규 설비 투자를 결정, 2025년 중반 본격 인도 현지 생산을 목표로 한다. 오리지널 빼빼로, 크런키 빼빼로 등 현지 수요가 높은 제품의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기존 전량 국내 생산해서 해외로 수출 판매하던 유통 물량을 현지에서 직접 조달해, 효율적인 인도 내수 확대 및 주변국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풀무원은 글로벌 투자 마스터플랜을 통해 미국, 중국, 일본 사업을 턴어라운드시키고 캐나다, 유럽, 동남아까지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마스터플랜은 미중일 현지 생산 인프라 확대를 통한 현지 대응력 제고 및 수익성 개선을 골자로 한다. 미국법인의 경우 두부 매출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공장 증설 등 인프라 확충 및 판가 인상을 통해 수익 개선을 이루고 있다. 농심의 미국 제2공장은 신라면 등 그동안 공급이 부족했던 제품의 대량생산기지가 돼 해외사업뿐만 아니라 법인 전체의 성장을 견인했다. 미국 현지 공장을 교두보 삼아, 향후 멕시코 등 남미로 해외 사업 거점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농심 미국 공장 평균가동률은 78.3%, 연간 최대생산량은 8억5000만개, 북미 지역에서 매출은 4억9000만달러에 이른다. 이르면 2025년 내 미국 제1, 2공장에 이어 제3공장도 착공할 계획이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베트남 내수판매 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로의 수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에 힘을 실어, 대량 구매 수요가 큰 B2B(기업 간 거래) 판매에 주력하고, 호치민과 하노이 공장의 증축‧증설을 추진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상은 자동화 설비와 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 연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LA공장을 거점삼아, 유럽‧캐나다‧오세아니아 등 서구권 지역까지 현지화 된 김치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김치 시장 파이를 두고 접전을 벌이고 있는 CJ제일제당, 풀무원 등과 격차를 벌려,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단 전략이다. 유럽시장을 겨냥해 올해 하반기 폴란드에 김치 공장을 세우고 2030년까지 연간 3000t 이상의 김치를 생산할 계획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은 수출 물량과 볼륨이 커질 경우, 보다 더 효율적인 원부자재 수급 및 현지 공급이 가능하다”며 “해외에서 공장을 구축하는 데 각종 법적 규제와 대규모 자본 투입 등의 리스크가 따르지만, 물류비‧유통 효율화 및 원재료 조달, 현지 피드백 반영 등 이점이 더 크고 충분한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