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데드라인' 넘기는 선거구 획정…"법률 제재 필요" 목소리도
현행 선거구 대로 총선 치를 땐 위헌 소지 있어 김진표 "합의 불발 시 선관위안 따라야" 주장
2025-02-20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여야가 총선을 50일 앞두고도 선거구 획정 협상을 재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재외선거인명부 작성일인 21일까지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하지 못하게 됐다. 재외선거인들의 참정권 침해가 우려되며 국회에서는 '늦장 선거구 획정'을 막기 위한 법률 제정 필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여야 간 이견으로 협상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서울 1석, 전북 1석을 줄이는 대신 경기, 인천에서 1석씩을 늘이는 안을 제시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이유로 전북 지역구를 유지하고 부산 의석수를 줄이자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관위 원안을 고수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약 15만명에 달하는 재외국민 참정권이 일부 침해될 소지가 생긴다. 선관위는 재외선거인명부를 2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10일간 작성한 후, 열람 및 이의신청기간을 거쳐 같은 달 11일 확정할 예정이다. 만약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 해당 선거구에 선거권을 가진 재외선거인들의 권한이 제한될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29일까지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려면 적어도 26일까지 정개특위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29일까지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3월 임시국회를 별도로 소집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선거일 37일 전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하며 역대 가장 늦은 획정안을 통과시킨 17대 총선의 기록을 갱신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선거구획정위가 설치된 15대 총선 이후 선거구 획정이 법정 시한인 선거일 1년 전을 준수한 경우는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39일 전 선거구 획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20대 총선은 42일 전, 19대 총선은 44일 전에 획정됐다. 이에 따라 법률 개정 필요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날 김진표 국회의장은 2월 임시국회 개회사에서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와 선거구 획정을 두고 4년마다 반복되는 파행은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제도 개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선거구 획정 지연)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 또다시 4년 후 총선까지 방치한다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이제라도 선거제도 개편 절차를 법률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면 2개월 이내에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 독립기구에 선거제도 개선안을 제안하게 함으로써 다음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도를 조기에 확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선거구 획정 시한을 현행 선거일 1년 전에서 6개월 전으로 현실화하고,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선거관리위원회 획정안 대로 확정하도록 선거법에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