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사회적 약자' 정책 경쟁···"흉악범죄 처벌 강화" vs "양육비 국가 책임"
與, 가석방 없는 무기형·'한국형 제시카법' 추진 野, 양육비이행관리원 독립해 징수 권한 강화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총선을 코앞에 둔 여야가 20일 각각 '사회적 약자' 친화 정책을 들고 나오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흉악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사이버 범죄를 예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녀 양육자에게 줘야 할 양육비를 내지 않는 '나쁜 부모'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양육비 국가 대지급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광진구 화양동의 한 CCTV 통합관제센터를 찾아 '시민이 안전한 대한민국' 공약을 현장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동료시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안심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이 낸 공약은 크게 '흉악범죄 예방 및 처벌 강화'와 '사이버 범죄 방지'로 구성된다. 먼저 국민의힘은 흉악범죄 예방을 위해 주거침입 동작감지 센서 설치를 지원하고, 휴대용 SOS 비상벨 등이 구비된 '안심 무인 택배함'의 설치 확대를 추진한다. 또 노후화된 CCTV 교체를 추진하고 CCTV와 연계한 '귀갓길 동행벨'을 설치·운영한다.
아울러 가석방 없는 무기형 신설을 통해 흉악범죄 처벌을 강화한다. 특히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벌하는 한편 감형 제한도 추진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 큰 문제가 된 '묻지마 범죄' 등을 예방하기 위해 '공중협박죄'를 신설하고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흉기 소지를 근절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고위험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제한하고 약물치료를 의무화하는 '한국형 제시카법' 제정도 추진한다.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정책도 발표했다. 여당은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로 제한된 위장 수사를 성인 여성까지 확대하여 디지털 성범죄 예방 효과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이버 범죄 수사 전문 인력을 1000명 증원하고 전담 기구도 설치해 관련 수사 역량을 강화한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제가 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시민 안전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다"며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1번이 안전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이 부분을 더 강화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같은 날 국회에서 '양육비 대지급제·이행강화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양육비 수령 권한이 있음에도 받질 못해 피해를 입는 부양자 및 자녀를 보호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양육비 지급 의무가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는 비양육자의 성비는 남녀 8 대 2 정도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이 제시한 '양육비 국가 대지급제도'는 양육비 채무자가 양육비를 제대로 내지 않을 때 국가가 양육비를 먼저 대신 내주고 이후에 채무자로부터 환수하는 제도다. 민주당은 정부 대지급금의 최소 기준을 마련하고 지급 기준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양육비결정심의위원회'(가칭)도 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민주당은 또 현재 여성가족부 산하에 있는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양육비이행관리원을 독립기관화하고, 양육비 관련 조사·징수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양육비 채무자의 국세·지방세 납부 내역, 토지·건물 소유 현황 등 소득과 재산에 대해 동의 없이 조회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아동학대 이슈"라며 "한부모 가족의 빈곤율이 높은 상황에서 아동 생존권도 위태롭다. (이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지속적이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